지난 27일 오전 3시28분쯤 경기 안산 단원구 선부동 다세대주택에서 난 불로 나이지리아 국적의 4남매가 숨졌다. 이들 남매는 모두 5남매로 화마로 목숨을 잃은 4남매는 11살 여아와 7세·6세 남아, 4세 여아다. 막내 3살 여아는 화재 당시 부모와 탈출해 목숨을 구했다. 부모는 화상 등 부상을 입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남매의 아버지 A씨(50대 중반)는 15년 전 한국으로 와 고물상 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고물을 수집해 나이지리아로 내다 파는 일을 한 것이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A씨 가족은 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가족은 약 2년 전 원곡동에서 선부동으로 이사를 왔다. 이곳에서 부엌 겸 거실과 작은 방 2개로 이뤄진 약 40㎡(12평) 크기의 집에서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내고 살았다.
이들 가족은 불법체류자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외국인이라 수급자 지원 등 정부의 제도적인 도움에서는 벗어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국인 신분이다 보니 자녀들의 초등학교 입학 시 주민센터의 소재 파악 대상도 아니었다. 첫째와 둘째 아이는 한국의 정식 학교를 다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세 아이는 집에서 가정 양육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해당 지역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인근에 고려인문화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장비 23대와 인력 50여명을 투입해 이날 오전 4시16분쯤 불을 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자세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