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수업 중 ‘포르노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는 학부모의 항의를 받고 쫓겨났다. 학부모가 문제 삼은 건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이었다.
25일 B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한 자율형 공립초등학교 탤러해시 클래시컬 스쿨의 호프 카라스키야 교장은 지난 17일 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르네상스 미술’ 수업 시간에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
이날 수업에서는 다비드상 뿐만 아니라 미켈란젤로의 ‘아담의 창조’,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등 유명 작품도 다뤄졌다.
그러나 수업 이후 몇몇 학부모들은 문제를 제기했고, 카라사퀼라 교장은 결국 학교 이사회로부터 사임 또는 해고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들은 남성의 전신 나체를 표현한 다비드상이 12~13살 아이들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선정적이라고 지적했다. 일부는 다비드상을 ‘포르노’라고 부르며 항의했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미켈란젤로의 작품을 보여줄 때 사전에 공지하지 않은 사실도 문제 삼았다.
카라스키야 교장은 “다비드상과 같은 고전예술 작품을 보여줄 때는 사전에 학부모에게 알려주도록 돼 있다”며 “그러나 전달이 잘못돼 메일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고, 이에 학부모들이 불만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 학교 바니 비숍 이사회 의장은 “다비드 상을 음란물로 볼지는 다른 문제라며 수업에서 꼭 다룰 필요가 없었던 자료 사진이었다”며 “교장이 이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부모님에게는 말하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강력한 보수 정책을 펴고 있는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지난 23일 공립학교에서 성교육과 성 정체성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확대하기로 했다. 법을 위반한 교사는 정직되거나 교원 자격을 잃을 수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