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대학생 등 젊은 이들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유학생들을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에 이용하는 일이 빈번히 벌어져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대 박사과정을 앞둔 중국인 유학생 A씨는 지난해 11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한다는 글을 봤다. 명품을 대리구매하는 업체인데, 고객들로부터 돈을 받아서 면세점이나 백화점 가는 사람에게 돈을 전달하면 일당 10만원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의뢰자에게 연락해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했고, 하루동안 2회에 걸쳐 1400만원, 2000만원을 전달하는 일을 했다. 하지만 이 업무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아 조직에 옮기는 ‘수금책’이었다.
A씨는 오전에 1건 피해금 전달을 마친 뒤, 두 번째 수금 장소에서 대기하던 중 이런 아르바이트를 조심하라는 글을 보고, 해당 일을 그만뒀으나 이후 경찰에 검거돼 재판에 넘겨졌다.
이처럼 국내 대학으로 유학 온 중국인 유학생들이 범죄 조직에 속아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에 이용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보이스피싱 검거 인원 중 중국인은 2018년 551명, 2019년 609명, 2020년 663명, 2021년 845명, 2022년 845명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경찰은 “유학생들은 보이스피싱 범죄 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아 이런 유혹에 넘어가기 쉽다”고 전했다.
유학생들에 대한 처벌도 강해지고 있다. 중국인 유학생 C(23)씨는 전달책 업무로 범죄 수익이 200만~300만원 정도로 비교적 적음에도, 법원은 지난해 5월 사기 혐의로 C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지난 9월에 전달책 업무에 동원된 중국인 유학생은 초범임에도 사기 혐의로 징역 1년이 선고되기도 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