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합 31년차' 타일러·줄리안이 밝힌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살아남기 ②

입력 2023.03.21 17:31수정 2023.03.21 17:31
'도합 31년차' 타일러·줄리안이 밝힌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살아남기 [N인터뷰]②
방송인 타일러 라쉬(왼쪽)과 줄리안 퀸타르트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도합 31년차' 타일러·줄리안이 밝힌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살아남기 [N인터뷰]②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왼쪽)과 타일러 라쉬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도합 31년차' 타일러·줄리안이 밝힌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살아남기 [N인터뷰]②
방송인 사라수경, 타일러 라쉬, 니디 아그라왈, 줄리안 퀸타르트(왼쪽부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도합 31년의 한국 방송 연예 경력을 가진 배테랑 외국인 연예인 타일러 라쉬와 줄리안 퀸타르트가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살아남는 법을 이야기했다.

외국인 연예인 줄리안 퀸타르트와 타일러 라쉬는 지난 2월 연예기획사 웨이브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19년의 방송 경력을 가진 줄리안과 12년차 타일러가 베테랑 '대한외국연예인'으로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로 소속 아티스트들과 함께 나아갈 예정이다.

IT 협업툴 등 자체 운영 시스템을 사용하는 웨이브엔터테인먼트에서는 아티스트가 소속사 운영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투명성이 가장 큰 가치다. 아티스트는 자신에게 들어온 모든 기회를 확인할 수 있고, 소속사와 구체적인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현재 회사에는 브라질 카를로스 고리토, 인도 니디 아그르왈, 러시아 출신 귀화 한국인 일리야 벨랴코프, 폴란드 프셰므스와브 크롬피에츠, 파키스탄 자히드 후세인, 프랑스 혼혈 사라 수경, 그리고 미국 타일러 라쉬, 벨기에 줄리안 퀸타르트 9명의 아티스트가 소속돼 있다.

줄리안 퀸타르트는 벨기에 출신 방송인으로 2005년부터 모델, DJ, 방송인 그리고 연기자로 한국 연예계에서 활동했다. 그는 지난 2014년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벨기에 패널로 출연하며 프로그램 인기와 더불어 인지도를 올렸다. '비정상회담'에서 적극적인 토론 태도와 유창한 한국어 실력, 붙임성 좋은 성격으로 주목받았으며 이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톡파원25시' 등에 타일러 라쉬와 함께 출연하며 대표적인 방송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함께 웨이브엔터 수장이 된 타일러 라쉬 또한 미국 출신 방송인이자 영어 강사, 작가 등 'N잡러'이며 '비정상회담'을 통해 줄리안과 함께 인지도를 얻었다. 논리적인 토론 답변과 박학다식한 모습으로 '똑똑한 미국인'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했으며 이후에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뇌섹시대-문제적 남자'부터 '톡파원 25시'까지 방송가에서 종횡무진 중이다.

뉴스1은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웨이브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줄리안 퀸타르트, 타일러 라쉬와 소속 아티스트인 사라 수경, 니디 아그라왈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N인터뷰】①에 이어>

-방송 경력이 줄리안 19년, 타일러 12년차 해서 이제는 베태랑 '대한외국인'이다, 현재 '대한외국인'의 활동이 많아지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 있나.

▶(줄리안) '미녀들의 수다' 때는 '한국말 잘하는 사람이 있구나'에서 '비정상회담'에서는 '우리처럼 토론할 수 있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 것 같다. 요즘 한국 같은 경우는 OECD에서 인정하는 다문화 국가가 되고 있다. 앞으로 한국인만 있는 사회가 아닐테고 드라마나 매체 통해서 자유롭게 보여지게 될 것 같다. 아직까지 매체들에서는 외국인이 바라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모른다. 여전히 '김치 매워요' 하는 식의 (단편적인)스타일도 있다. 이제는 단순히 외국인에서 이 사람이 뭐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궁금해하는 시기가 오는 것 같다.

▶(타일러) 쉽게 소모하는 외국인 콘텐츠는 사라지지는 않았다. 유튜브로 갈아탄 것 같다. 먹방에서 '이거 한국에 있어요?'라고 하는 내용 등이다. 이제는 그냥 한국말만 하는 게 아니고 자기만의 축적된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특이한 경험이 있어야하고 특이한 관점이 있어야 했다. 한국인과 같은 수준으로 연예계에 활동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가는 중이다. 근데 그런 것을 하려면 외국인들이 자기 발전가능성에 집중할 수 있어야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자기 발전에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웨이브엔터는 장기 발전에 집중하고 더 가치높은 역할을 하는 것을 함께하고 싶다. 언젠가는 한국에서 외국인MC가 주류 방송 프로그램에서 나올 수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 '대한외국인' 활동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그리고 이를 보완해나갈 수 있는 웨이브엔터테인먼트만의 차별점이 있나.

▶(줄리안) 한국에서 처음에는 외국인이니까 조명받을 수 있다. 오래가려면 자기만의 특징이 있어야 했다. 그냥 외국인이라는 것만으로는 오래 못간다. 유명세도 중요하지만 부가적으로 자기를 개발해야 한다. 시스템적으로 자기가 확실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을 줘야 한다. 그리고 데이터를 통해 아티스트가 자신의 레벨과 시장을 파악할 수 있다. 아티스트의 발전을 돕는 안내자 역할을 하려고 한다.

▶(타일러) 구체적으로 저는 미국 사람이다. 영어를 굉장히 유창하게 한다. 예를 들어 좋은 미국 대학에서 한국 관련 컨퍼런스 요청이 들어온다. 전형적인 소속사에 있으면 이 내용이 전혀 전달이 안된다. 읽지도 않는다. 하버드, 옥스퍼드면 제 발전가능성에서는 보석같은 것인데 국내에서는 바라보지 않은 시장이니 잡지 않는다. 외국인에게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다방면으로 요청이 들어오는 것을잡을 수 있게 그물망을 펼쳐야 했다. 한국에서도 이런 시스템은 크게 득을 볼 수 있다. 해외에서 한국 연예인에게 섭외하려고하는데 한국어로 소통이 안될 때가 있다. 만약에 이런 폼이나 시스템이 체계화되면 일단 들어오는 제안을 아티스트가 모두 볼 수 있다. 외국인들에게 필요해서 만들었지만 모두게에 좋을 수 있다.

-이제 한국 활동이 19년, 12년 된 베태랑 '대한외국인'이다. 그동안 어려운 점은 없었나.

▶(줄리안) 한 사회 구성원으로 다 좋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저도 너무 답답할 때가 있다. 한국이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가끔씩 나이 문화가 그랬지만 요즘은 많이 완화됐다. 이제는 '한국, 이런 것 때문에 힘들었다'가 아니고 '살다보니 힘들었다'가 된다.

-그래도 한국 방송가에서 소통하면서 일할 때 엄청 조심스러웠을 것 같다.

▶(타일러) 문화 차이 때문에 가끔은 소통을 어떻게 해야하나 몰랐다. 제가 직설적인 편이다. 일하면서 선을 타고 하는 것을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 처음에 있었다.

-(소속 아티스트에게) 웨이브엔터테인먼트에 오게 된 이유는.

▶(니디 아그르왈) 타일러와 이웃이다. 웨이브엔터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봤다. 어떤 것을 고민하고, 아티스트를 정말 많이 생각하는구나 생각했다. 줄리안과는 지금 친해지고 있다. 1시간 동안 이야기했다. 저를 위한 본인의 계획과 어떻게 저를 앞으로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지 알려줬다.

▶(사라 수경) 일단 한국계 혼혈이지만 외국인이고, 나의 정체성을 어디서 잘 이해해줄 수 있을까 생각했다.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가 중요했다. 그런 타이밍에서 줄리안에게 먼저 연락이 왔다. 일단은 믿음이 갔다. 내 자신을 그대로 이야기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커뮤니티도 필요했다. 혼자서는 한계가 있으니 가족같은, 친구같은 회사에서 성장하고 싶었다. 그런 회사가 필요했는데 타이밍이 좋았다.

-앞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대한외국인'들에 조언한다면.

▶(줄리안) 외국인이니까 활동이 쉽겠구나 생각했는데 기대치만큼 안 나와서 실망하는 분들이 많다. 지금 한국에서 활동하려면 한국말 잘하는 게 기본이고 재밌게 풀어야 한다. 요즘은 외국인으로서 어떻게 경쟁하는 게 아니고 한국에서 연예인으로 어떻게 가야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할 수 있을까. 요즘 한국에서 와인에 관심을 가지니까, 방송에서 와인을 찾으면 사라 수경을 찾는다. 니디도 비즈니스 경험이 많다. 니디는 인도 시장을 잘 알고 경영 경험이 있다. 자신의 스페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타일러) '직접 만들다'라는 단어가 중요하다. 초반에는 외국인이 필요해 라고 해서 '써주자'였다. 그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의 일이다. 필요한 것은 큰 콘텐츠 만들어야하는 것이다. 본인의 일을 열심히 하라고 하고 싶다.
새로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면, 원래 키워나가가고 싶은 큰 것을 키워나가는 데 집중하라고 하고 싶다. 그것을 안 하면 그냥 쓰일 뿐이다. 그릇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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