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배우 강부자(82)가 KBS 1TV '동네 한 바퀴'의 새로운 내레이터가 됐다. 지난 2018년 11월부터 방송돼 전국 곳곳의 동네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아내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동네 한 바퀴'. 지난해 7월부터 기존의 진행자인 배우 김영철이 하차하고 씨름 선수 출신 방송인 이만기가 전국의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가운데, 강부자가 지난 4일 방송부터 새로운 내레이터로 합류해 또다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강부자가 합류하기 시작한 4일 방송은 공영방송 5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당신이 계신 곳이 동네입니다' 특집으로 진행돼 더욱 의미를 더했다. 1부 브라질부터 11일 방송된 2부 상파울루의 이야기를 담아낸 '동네 한 바퀴'에서 강부자는 먼 타국으로 이민을 가 성실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낸 이들의 이야기에 공감과 애정이 가득한 내레이션을 얹어내며 많은 감동을 안긴 것.
지난 1962년 KBS 2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KBS의 역사를 함께 해오면서 인연을 맺은 강부자. 그는 올해 KBS 2TV 새 주말드라마 '진짜가 나타났다!' 출연을 비롯해 '동네 한 바퀴'의 내레이터로 합류하면서 KBS에 대한 깊은 인연을 이어간다. 연기와 방송을 오가면서 고령의 나이에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부자를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래 전부터 '동네 한 바퀴'의 애청자였던 강부자가 프로그램의 새로운 내레이터로 합류하게 된 소감부터, 앞으로 그가 풀어내고 싶은 동네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동네 한 바퀴'는 이전부터 애정하던 프로그램이었나.
▶처음에 나는 김영철씨가 '동네 한 바퀴'를 맡았을 때 전화를 해서 '어쩜 그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맡았어?'라고 얘기했었다. 동네에서 손수레 끌고 할머니들하고 골목길 올라가는 모습들이 너무 정겹더라. 또 영철씨가 어머니 얘기만 나오면 그렇게 울더라. 이후에 이만기씨가 지금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데, 너무 또 푸근하고 좋더라. 이만기씨가 씨름선수니 뭐니를 떠나서 인간적인 멋이 흐르지 않나. 말하는 것도 그렇고, 어디가서 뭘 맛 보는 것도 그렇고 진짜 수더분한 동네 아저씨 같고 좋았다. 어디서 그렇게 좋은 사람을 잘 고르셨나 싶더라.
-'동네 한 바퀴'는 어떤 매력을 가진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나.
▶비슷한 류의 프로그램이 고두심씨가 출연하는 채널A '고두심이 좋아서'도 있고, 최불암씨가 하는 '한국인의 밥상'도 있다. '한국인의 밥상'은 내가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웃음) 그런 프로그램들을 참 좋아하는데, '동네 한 바퀴'는 사람들 사는 얘기가 너무 좋았다.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니면 듣는 재밌는 이야기들도 정말 감동적이고, 사는 모습들이 모두 정겹고 아름다웠다. 지방에서 우리의 전통을 이어가면서 사는 사람들 얘기도 아름다운 매력이 있다.
-브라질 편에서는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어떤 감정을 느꼈나.
▶'가고파'를 부르는 브라질 이민자들의 모습을 보고 노래를 따라하다가 나도 조금 울었다. 내레이션하는데 울음 참느라고 아주 애썼다. 예전에 유럽 여행을 갔을 때, 나폴리 바다를 바라보면서 한없이 '가고파'를 부르면서 울었던 적이 있는데 브라질 편을 보면서 그런 감정을 또 느꼈다. 거기까지 이민을 가서 그렇게까지 개척해서 지금까지 성공해서 산다는 게 얼마나 고생을 많이 했겠나. 그러면 '가고파'를 부르면서 눈물이 계속 흐를 수밖에 없다. 고국을 잊지 않고 '내 고향 남쪽 바다' 가사를 부를 때 저 심정이 어떨까 싶더라. 또 내가 나이가 많이 들어서 그런지 그렇게 잘 운다.(웃음)
생각해보면 우리 한국인들 참 대단하다. 머리도 좋고, 브라질 가서 어떤 일을 할지 다 생각하고 성공할 때까지 얼마나 고생했겠나. 또 어린 아이들이 다 한국말을 한다. 얼마나 부모가 열심히 아이들에게 한국말을 가르쳤을까 싶었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나라 안에서만 싸움질을 하고 그러지 외국에 나가면 다들 애국자가 된다고 그러지 않나. 외국에 나가봐야지 애국자가 되다고 그러는데 그 사람들이 그렇더라.
-'동네 한 바퀴'에서 봤던 가장 인상 깊은 동네가 있었나.
▶매번 보기는 하지만 다 기억은 나지 않는다. 일단 시골은 다 좋았고, 또 만리동 넘어가는 고개의 동네 이야기도 너무 좋았다.
-내레이션에 대본도 있지만, 애드리브로 포함되는 것도 많을 듯한데 어떤가.
▶녹음하다가 즉석에서 얘기하는 것들이 있다. 뭐 자르거나 말거나 하겠지 하면서 말하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서 이만기씨가 춤을 출 때 '어유 춤도 좀 춰봤는데'라고 말한 것도 애드리브였다. 한 번은 이만기씨가 옷을 고르는 장면이 있는데 '그거 부인 하나 사다드리세요'라고 말한 부분도 있다.
<【N인터뷰】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