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귀에 스파게티를 걸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시청한 러시아 정치인이 약 26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았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인권감시 단체 OVD-Info를 인용해 러시아 법원이 미하일 압달킨 러시아 하원의원에게 "러시아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벌금 1950 달러(약 260만원)를 선고했다.
앞서 압달킨 의원은 지난달 21일 귀에 스파게티를 건 채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듣는 영상을 러시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브콘탁테'에 올렸다.
영상을 보면 압달킨 의원은 양쪽 귀에 스파게티를 주렁주렁 매단 채 모니터로 푸틴 대통령의 국정연설을 듣고 있다. 압달킨 의원은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연신 끄덕인다.
압달킨 의원은 해당 게시물에 "(연설의) 모든 부분에 동의한다"며 "최고의 연설이다"라고 적었다.
러시아 속담에서 '귀에 국수를 걸다'는 말은 속임수에 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압달킨 의원은 푸틴 대통령의 말에 동의하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압달킨 의원은 "내부의 정치적 문제에는 침묵하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OVD-Info에 전했다.
당시 이를 두고 러시아 의원들은 "러시아인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인 아니냐" "좌시하지 않겠다"며 비난에 나섰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해당 연설에서 미국과 체결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서방에 돌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