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 콘서트, 청춘을 포기하지 않는 연습…'음악성' 위력도 확인

입력 2023.03.12 20:09수정 2023.03.12 20:09
기사내용 요약
11~12일 올림픽홀서 데뷔 20주년 기념 '뮤지컬리티'
심한 감기에도 노련함 뽐낸 장인 솜씨

보아 콘서트, 청춘을 포기하지 않는 연습…'음악성' 위력도 확인
[서울=뉴시스] 보아 20주년 기념 콘서트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 더 보아 : 뮤지컬리티' 현장. 2023.03.1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가수로서 보아(37·권보아)의 위력을 확인하려면 콘서트에 가면 된다.

쉽지 않은 데뷔 23주년을 맞은 가수가 보아만은 아니지만, 무대를 기억과 기록의 역사로 탈바꿈하는 데 보아만한 퍼포머가 드문 건 사실이다.

12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펼쳐진 콘서트 '보아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 더 보아 : 뮤지컬리티'(BoA 20th Anniversary Live – THE BoA : Musicality)에서 보아의 컨디션은 최상이 아니었다. 한 달째 앓고 있다는 심한 감기가 도통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보아의 저력이 돋보였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첫 곡 브리스(Breathe)부터 '마이 네임'까지 7곡을 연달아 쉬지 않고 들려줬는데,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걸 팬덤 '점핑 보아'는 눈치채지 못했다. '포기브 미' 무대에선 일렉 기타를 직접 연주하기도 했다.

'마이 네임', '베터', '우먼' 등 고난도 안무가 필요한 무대의 경우 힘 조절을 명확하게 하며 유려함을 뽐냈다. '메리크리(merry-chri)'처럼 가창력을 요구하는 노래에선 아무래도 코맹맹이 소리가 날 수밖에 없는데, 호흡 조절로 이를 능숙하게 넘겨 역시 보아라는 감탄이 나왔다. 공연 내내 강력한 밴드 사운드에 목소리가 눌리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장인의 솜씨다. 왜 이번 콘서트 제목이 음악성을 뜻하는 '뮤지컬리티(Musicality)'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보아 콘서트, 청춘을 포기하지 않는 연습…'음악성' 위력도 확인
[서울=뉴시스] 보아 20주년 기념 콘서트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 더 보아 : 뮤지컬리티' 현장. 2023.03.1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건 콘서트에 대한 마음을 열어 놓을 수 있는 경지라 가능하다. 계획한 대로 무대를 밀고 나가기 보다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유연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 것. 턱없이 환경을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고, 삶엔 늘 균형이 있다는 걸 인지하게 하는 드라마를 보아는 이렇게 콘서트에서도 쓴다.

그건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깨달은 사실이기도 하다. 3년5개월 만에 열게 된 이번 콘서트가 데뷔 23주년 기념이 아닌 20주년 기념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보아가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2020년 12월에 발매한 수작 음반인 정규 10집 '베터(Better)'를 비롯해 보아가 그간 발매한 숱한 명곡들이 코로나 같은 위기를 견딜 수 있게 해줬다.

'넘버원(No.1)', '발렌티(Valenti)', '아틀란티스 소녀'(Atlantis Princess), '걸스 온 톱(Girls On Top)', '허리케인 비너스(Hurricane Venus)' 같은 메가 히트곡들 말이다. 이 곡들의 사연이 점핑 보아가 그 곡들을 듣고 있었을 때 품었던 사연과 만나 청춘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보아 콘서트, 청춘을 포기하지 않는 연습…'음악성' 위력도 확인
[서울=뉴시스] 보아 20주년 기념 콘서트 '20th 애니버서리 라이브 – 더 보아 : 뮤지컬리티' 현장. 2023.03.12.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점핑 보아가 공연 막판에 "나의 청춘이 되어줘서 고마워 새로운 스무살을 축하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힘껏 펼칠 수 있었던 이유다. "제가 누군가의 청춘 속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는 게 너무나 뿌듯해요." 보아는 이렇게 화답했다. 보아를 만나는 일은 그렇게 '청춘이 언제나 잘 있다'는 걸 확인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렇게 보아는 청춘을 포기하지 않는 연습을 하게끔 만든다. 청춘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은 스스로를 언제나 쇄신하는 것에 있다. '청춘적 의식'의 본질이다. 마침 이날 SM 경영권 관련한 분쟁이 일단락됐다. SM 한류의 시작에 보아가 있었다.
SM은 곧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다. 보아는 이렇게나 저렇게나 새로운 시작을 불러온다. 이제 봄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