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 여배우의 뜻밖 고백 "제 시아버지 사실 박정희 정권..."

입력 2023.03.11 06:30수정 2023.03.11 10:54
톱스타 여배우의 뜻밖 고백 "제 시아버지 사실 박정희 정권..."
2016년 4월 14일 지상욱 새누리당 중구성동구을 후보가 서울 중구 선거사무소에서 20대 국회의원 당선이 확정되자 아내 심은하씨를 바라보고 있다. ⓒ News1 DB


톱스타 여배우의 뜻밖 고백 "제 시아버지 사실 박정희 정권..."
1973년 4월 28일 '윤필용 사건'을 다룬 보통군법회의 선고공판 모습. 사진 오른쪽부터 윤필용 수경사령관(소장), 손영길 수경사 참모장(준장)., 김성배 3사관학교 생도대장(준장), 심은하의 시아버지 지성한 육군중앙범죄수사단장(대령), 권익현 26사단 76연대장(대령). ⓒ 뉴스1 DB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1990년대를 대표하는 톱스타 심은하의 시아버지가 박정희 정권시절 군 핵심보직을 맡는 등 시쳇말로 잘나가던 군인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심은하는 1994년 MBC TV 드라마 '마지막 승부'에서 다슬이 역을 맡아 일약 톱스타로 등극한 뒤 1998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미술관 옆 동물원', 1999년 SBS드라마 '청춘의 덫' 등을 통해 최고스타 자리를 굳건히 했다.

심은하는 2005년 지상욱 연세대 국제대학원 연구교수와 결혼한 뒤 연예인이 아닌 정치인 아내로서 지내고 있지만 시대를 풍미했던 톱스타인 만큼 조그마한 움직임도 큰 관심을 모아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심은하의 시아버지 지성한 한성실업 회장이 지난해 6월 출간한 회고록 '반추'가 여러 사람 입에 오르내리면서 심은하 이름 또한 따라붙었다.

1952년 갑종간부로 임관한 지성한 회장(90)은 헌병병과 최고 자리까지 올랐던 군인출신. 지 회장 등이 억울하게 엮였던 '윤필용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전두환, 노태우의 시대가 오지 않았다고 할 만큼 앞날이 창창한 잘나가던 군인이었다.

미국 육군헌병학교 연수, 미 육군헌병학교 거짓말 탐지기 과정 수련 등 엘리트 장교 교육과정을 거친 지 회장은 우리나라에 처음 거짓말 탐지기를 도입한 주인공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육군과학수사소장, 청와대 민정반 파견근무, 수도경비사령부 헌병대대장을 거쳐 1972년, 39살의 나이로 요직 중 요직인 육군중앙범죄 수사단 단장직에 올랐다.

육군중앙범죄 수사단은 당시 중앙정보부, 보안사령부와 함께 박정희 정권을 지탱하던 권력의 중추 중 하나로 박정희 대통령이 낙점한 사람만이 앉을 수 있는 자리였다.

별자리를 맡아놨던 지 회장에게 불운이 닥친 건 1973년 3월 '윤필용 사건'에 영문도 모른채 휘말려 든 뒤부터.

윤필용 사건은 당시 수도경비사령관이자 군부최고 실세로 불렸던 윤필용 장군(육군 소장)이 쿠데타 모의 혐의로 보안사령부에 체포된 일을 말한다.

윤필용 사건은 윤 장군이 당시 정권 2인자로 불렸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에게 '박 대통령이 노쇠했으니 이제 형님이 준비를 하셔야 한다'며 쿠데타를 부추겼다는 음모론으로 이 일로 윤 장군 등 3명의 장군과 10명이 장교들이 구속됐다.

그들 중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부관 출신으로 육사 11기 선두주자였던 손영길 준장(당시 수경사 참모장)도 있었다.

심은하의 시아버지 지성한 대령도 헌병과 경쟁관계였던 보안사에 의해 체포돼 고문을 당한 뒤 옥살이를 했다. 지 대령은 대법원에 의해 무죄로 풀려난 뒤 군에 복귀할 수 있었으나 군생활에 회의를 느껴 1974년 예편했다.

이후 1976년 한성실업을 만들어 사업가로 변신한 지 회장은 사업체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SBS 이사, 서울마주협회 회장, 서울바로크합주단 이사장 등 활발한 사회활동을 해 왔다.

박정희 대통령과도 직접 선이 닿았던 지 회장은 회고록 '반추'를 통해 '윤필용 사건'이 박정희 대통령 측근 사이 권력암투에서 일어난 일이었다고 밝혔다.


박종규 경호실장 등이 이후락 부장과 윤필용 장군을 제거하기 위해 하지도 않은 말을 지어내 박 대통령의 분노를 유도, 박정희 정권 최대 권력스캔들을 일으켰다는 것.

이 사건과 연루된 군인들 중 윤필용 장군을 제외한 전원은 법정투쟁 끝에 무죄를 이끌어 냈다.

윤필용 장군의 경우 2010년 사망 뒤 2012년 그의 아들이 재심을 신청해 억울함을 풀었다.

윤필용 사건으로 박정희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손영길 장군이 옷을 벗자 늘 손 장군에게 뒤졌던 당시 전두환 소장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하나회를 이끌면서 정규육사(11기) 대표 주자로 등장, 결국 권력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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