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카카오·하이브가 다 사줄텐데"...'빚투' 급증한 이 종목

입력 2023.03.10 06:24수정 2023.03.10 09:32
"어차피 카카오·하이브가 다 사줄텐데"...'빚투' 급증한 이 종목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전 총괄 프로듀서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한·몽 경제인 만찬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2.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하이브(352820)와 카카오(035720)의 적극적 '구애'를 받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041510)(이하 에스엠) 주가가 카카오의 '맞불' 공개매수 가격까지 웃돈 가운데, 단기 상승을 노린 '빚투'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의 신용융자잔고 규모는 하이브와 카카오의 지분 경쟁이 본격화하기 직전인 지난 2월1일 608억5900만원에서 전날 1016억2100만원으로 66.97% 급증했다.

같은 기간 신용융자잔고 규모도 코스닥 전체 9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전날 기준 에스엠 신용거래 잔고율은 4.47%로 코스닥 상장기업 전체 평균(2.59%)를 크게 상회했다.

신용융자 잔고란 주식을 사기 위해 투자자들이 빚을 낸 금액이다. 단기 융자이기 때문에 만약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를 당하게 되는 등 위험성이 큰 융자이지만, 지난달 에스엠 주가가 수직상승하면서 빚을 내 투자하는 규모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실패하고 카카오가 연이어 '맞대응'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단기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도 거세다.

앞서 에스엠은 카카오 공개매수 이틀째인 지난 8일 공개매수가격 15만원을 돌파했다. 하이브 공개매수가격 돌파 시점보다 빠른 속도다.

그러자 개인투자자들은 같은날 에스엠 주식을 339억원 순매수, 이날은 215억원 순매수하고 나섰다. 이미 에스엠 주가는 증권사의 목표주가(11만1000원~15만원)를 넘어섰지만 경영권 분쟁이 앞으로 더욱 격화하고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개인은 카카오가 공개매수계획을 밝힌 7일에는 에스엠 주가가 15.07% 급등하자 104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주요 커뮤니티 등에는 "이번달 월급은 에스엠에서 줬어요" 같은 글과 함께 수익률 인증샷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에스엠 주가가 15만원을 넘어서자 시장은 카카오 공개매수도 사실상 실패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하이브의 경우 공개매수 나흘째부터 주가가 공개매수가격 12만원을 넘어섰고 총발행주식수의 0.98%를 매수하는 데 그쳤다.

지난 9일 에스엠 주가는 전날보다 3600원(2.27%) 하락한 15만4900원으로 7거래일만에 하락마감했다. 다만 여전히 카카오 공개매수가인 15만원선은 상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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