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가망 없다...건설사들이 새로 찾은 먹거리 사업은?

입력 2023.03.10 06:00수정 2023.03.10 10:31
부동산은 가망 없다...건설사들이 새로 찾은 먹거리 사업은?
경북 포항시 북구 지역에 설치된 풍력발전기가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발전을 시작하고 있다.. .2023.116/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건설사들이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와 금리인상으로 부동산 시장 전망이 어둡자 전통적인 건축·토목 분야에서 영역을 넓혀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기업 주주총회 시즌을 앞둔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현대건설은 오는 23일 주총 안건으로 '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 및 소규모전력중개사업'을 신설하는 정관 변경의 건을 상정했다.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사업 등 신사업 추진이 변경 목적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그간 시장 상황에 따라 주택사업을 열심히 해왔는데, 신사업도 해야겠다고 판단해 재생에너지공급과 소규모중개 분야에 진출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건설부문도 수처리사업 분야에서 단순 시공을 넘어 제안부터 운영까지 개발을 주도하는 '친환경 인프라 디벨로퍼'를 선언했다. 천안 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사업(사업비 2122억원)을 2019년 수주한 데 이어, 지난달 20일에는 대전 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민간투자사업에서 1조240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계약을 체결했다. 대전 처리장은 완공 후 30년간 운영까지 책임지게 된다.

SK에코플랜트는 이미 2021년 5월 사명을 종전 SK건설에서 바꾸고 새 비전을 그리고 있다. 2020년 환경시설관리(EMC)를 인수를 시작으로 3년여간 14곳의 업체를 인수합병(M&A)했다.미국에서 인수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자회사 테스는 현지 공장을 증설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에선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완성했다고 본다"며 "일반 건설사의 신사업 수준이 아니라 환경·에너지기업으로 변신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들은 설계·구매·시공(EPC) 역량을 갖추고 있어 신속·정확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해상풍력을 통해 전기를 만들고, 전기를 활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탄소배출 없는 수소를 만들고, 이를 수소차에 보내거나 수소연료전지발전소에서 다시 전지로 변환해 활용하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작년 3분기 전체 매출 중 주택건축은 25% 정도였고, 환경에너지는 1분기 12%에서 3분기 17%로 늘고 4분기엔 20%대로 예상한다"며 "환경에너지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견 건설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에스동서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적극 추진·확대하고 있다. 2019년 폐자동차 해체·파쇄재활용 업체 '인선모터스' 인수를 시작으로, 이차전지 재활용 기업 타운마이닝캄파니(TMC) 인수 및 공장 증설, 이차전지 원재료 추출 기술을 보유한 리씨온 지분확보 등 밸류체인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방향성이 맞는 환경사업을 확대하고, 신사업도 기존사업과 연관성,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도 주택건설을 넘어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남 여수 묘도에 '동북아 액화천연가스(LNG) 허브 터미널'과 수소 및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암모니아, 집단에너지 사업을 포괄하는 '묘도 에너지 허브'를 조성 중이다. 해남에서 2020년부터 98MW급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를 운영 중이며, 인근 산업벨트 조성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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