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피지컬: 100' 제작진이 결승전 조작 의혹에 대해 원본 영상을 공개하고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9일 오전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피지컬: 100' 결승전 이슈 관련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서는 연출을 맡았던 장호기 PD가 참석해 결승전 원본 영상을 공개하고 결승전 조작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피지컬: 100'은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상금 3억원을 걸고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게임. 지난 1월24일 처음 공개돼 국내외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고, 지난달 21일 최종회에서 우진용이 정해민과의 최종 경쟁에서 이기고 우승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최종회 공개 이후 일각에서는 결승전이 재경기로 진행됐으며 재경기가 우승자를 가리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었다.
이에 '피지컬: 100' 측은 지난달 26일 "경기 초반 오디오 이슈(소음)로 인해 경기 일시 중단, 재개가 있었을 뿐 경기 결과를 번복하는 재경기나 진행 상황을 백지화하는 일은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피지컬: 100' 측의 해명 이후에도 재경기 부분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영기 CP는 "논란 아닌 논란으로 인해 혼란을 겪었을 선수분들과 시청자분들에 죄송하다"라며 "오늘 이 논란과 관련해서 충분히 설명을 드리고 상황을 설명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호기 PD는 "매끄럽지 못한 녹화 진행으로 불편함을 드려 두 출연자 분들과 참가자 분들, 시청자 분들께 죄송하다"라며 "이번 갈등과 논란은 두 출연자 때문이 아니라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 제작진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있어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영기 CP는 유튜브 등 외부에 전체 파일 형태로 촬영 원본을 공개하지 않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영상을 선보이는 이유에 대해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특성상 촬영 원본은 넷플릭스가 소유하고 있고 이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라며 "또 제3자 재편집에 따른 유포에 대한 문제, 문제 본질과 다른 또다른 논란이 있을 우려, 방대한 녹화 분량 때문이니 양해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얘기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영상에는 우진용, 정해민의 줄다리기 현장 모습이 담겼다. 해당 경기에 대해 앞서 정해민은 녹화 당시 우진용이 손을 들고 문제를 제기했고, 그러면서 경기가 중단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원본 영상에서는 우진용이 손을 들고 경기가 중단된 것이 아닌, 제작진이 직접 줄 타래에서 발생한 소음 때문에 중단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장 PD는 "첫 번째 중단 상황은 당시 두 출연자 모두 각자의 로프를 정리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소강 사태였다"라며 "(원래는) 계속해서 지속해야 한다는 판단하에 계속 경기를 지속했지만 소음 문제가 심각하여 촬영본을 사용하기 어렵게 됐다는 기술적인 판단이 있어 중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형 소음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었기에 안전 사고의 신호일 수 있겠다는 판단도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만약 줄 타래의 축이 파괴되거나 튕겨나가서 줄 타래를 등지고 있는 출연자에게 굴러가면 위험하겠다는 생각도 있었다"라며 "출연자의 안전을 위해 공식적으로 경기를 중단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장 PD는 "우진용 출연자가 손을 들고 경기를 중단 시켰다는 주장, 우진용 출연자와 제작진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충분한 사유 없이 승부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경기를 중단시킨 것도 아니다"라고 얘기했다.
두 번째 쟁점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졌다. 정해민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재개된 경기가 시작돼 비로소 끝이 보이는 순간이 왔다"라며 "이제 정말 끝났다하는 순간이 왔을 때 제작진이 또 경기를 중단한다고 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장 PD는 "경기 재개 이후 26초 만에 우진용 선수의 타래에서 줄과 줄이 꼬여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라며 "우진용 출연자 역시 줄꼬임 사고를 지적했고, 고개를 숙이고 게임에 집중하고 있던 정 선수에게 중단 긴급히 호각소리를 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경기에도 정해민 선수가 앞서 끝났다, 끝이 났다는 순간이 왔을 때 경기를 중단한다고 했던 건 사실과 다르다"라며 "26초 정도 만의 재개 상황을 두고 두 번째 경기라는 표현과 앞서 끝났다고 표현한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줄 타래는 남은 줄이 얼마나 되는지 외부에서 파악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라며 "그렇기에 승부의 결과를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세 배 이상 앞서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재경기와 관련해 두 출연자와 협의 과정에서 정해민을 둘러싸고 제작진이 재경기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압박했다고 한다는 주장에 대해 장 PD는 "제작진이 수십분 동안 매달린 끝에 재경기를 수락했다는 것에 대해, 저희 제작진은 두 출연자와 대화를 통해 재개 방식을 논의했다"라며 "이전 촬영본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죄송한 말씀을 드렸고, 그래서 두 선수의 합의에 따른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출연자와 소통했던 제작진은 넷플릭스 관계자와 제작진 포함 총 3명이었다"라며 "양 선수가 합의하는 재개 방식, 그리고 며칠간 휴식 후 체력과 정신력이 완전히 회복된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드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호 협의하여 격차를 반영한 당일 재개에 합의했다"라며 "이로 인한 결과에 대해서는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인정하기로 협의했다, 본 협의 과정은 마이크를 통해 녹음됐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장호기 PD는 "제작진은 특정 출연자에게 수혜도 주지 않았으며 부당한 조작도 하지 않았다"라며 "허위 사실 및 확인되지 않은 의혹으로 프로그램 및 출연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에 있어서는 매우 엄중하게 대응할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도르래에서 소음이 발생했다는 건 장치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 이에 대해 장 PD는 "출연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의견을 드렸던 것이 원천적인 문제를 점검하기 위한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양해를 해주셔서 동의를 해줬다면 이틀이나 3일이든 보강을 했을 테고 게임을 바꿀 수 있었을 텐데, 빨리 정비하여 당일 재개하는 방식으로 합의했기 때문에 미흡함은 100%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태로 진행된 것이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장 PD는 "극적인 상황을 위해 부당함을 줬다는 건 명백한 허위다, 모두 제작진이 철저하게 녹화를 준비하지 못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리고 최대한 리얼하게 녹화현장을 담아내고자 했던 프로그램이 돌발상황을 있는 그대로 모두 보여드리지 못해 시청자 분들, 정해민 출연자에게 큰 실망을 드린 것 같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이어 "저희 제작진은 두 출연자를 찾아뵙고 정식으로 사과하고 오해를 풀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라며 "대화를 통해 오해와 갈등을 해소하고 더이상의 조작 의혹은 제기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얘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