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에 사람 있어요" 소리 듣고 불길 속으로 뛰어든 소방관, 끝내...

입력 2023.03.07 07:08수정 2023.03.07 09:25
"안에 사람 있어요" 소리 듣고 불길 속으로 뛰어든 소방관, 끝내...
6일 오후 8시 33분께 전북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나 구조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과 주택 내부에 있던 70대 남성 등 2명이 숨졌다. 사진은 불이 난 주택. 전북소방본부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북 김제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던 소방관이 순직했다. 이 소방관은 임용된 지 1년도 채 안 된 새내기여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7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33분쯤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금산119안전센터 소속 소방대원들은 10여 분만에 화재 현장에 도착해 화재 진압과 동시에 주택 내 인명 수색에 들어갔다.

주택 내 작은방에서 할머니를 구조했는데 밖으로 빠져나온 할머니는 A(30) 소방사를 붙잡고 "안에 할아버지(74)가 있다"고 다급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A 소방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불길에 휩싸인 주택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화재 상황은 심각했다. 목조 건축물이라 불이 삽시간에 주택 전체로 번졌다. 사방에서 화염이 분출하고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1시간여 만인 9시 36분쯤 큰 불길을 잡았으나 A 소방관은 결국 주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할아버지와 함께 쓰러진 채 발견됐다. 둘은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A 소방사는 지난해 5월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돼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에서 화재진압대원으로 근무해왔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임용 10개월 정도밖에 안 된 소방관이어서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깝다"며 고개를 떨궜다. 다른 관계자는 "평소 성실하고 화재, 인명 구조 현장에서 늘 남보다 앞서서 활동하던 직원이었다"며 "항상 열심히 하던 친구였는데..."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소방당국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라 A 소방관의 위험직무순직을 추진 중이다. 일반 시민이 A 소방관을 추모할 수 있도록 분향소도 마련할 예정이다. 장례를 도지사장(葬) 혹은 소방본부장장(葬)으로 치를지는 협의 중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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