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400만원 받을 바엔 서울로.." 청년들에게 버림받은 이곳

입력 2023.03.04 07:18수정 2023.03.06 10:09
"연봉 2400만원 받을 바엔 서울로.." 청년들에게 버림받은 이곳
2019.5.28/뉴스1 ⓒ News1 DB


"연봉 2400만원 받을 바엔 서울로.." 청년들에게 버림받은 이곳
제주도와 호남지방통계청이 공표한 '2022 제주 청년통계'에 따르면 만 19세부터 39세까지 청년인구는 2021년 16만8726명에서 2050년 10만6378명으로 6만2348명(40%)이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제주도청 제공).뉴스1


[편집자주]영영 사라져 없어지는 것. '소멸'이라는 말의 의미가 이토록 무섭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 옆의 이웃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를 힘 모아 풀어나가야할 때입니다. 그 현실과 고민을 함께 생각합니다.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좋은 일자리' 부족한 제주, 20대 '5년 연속' 순유출


지난해 대학을 졸업한 강지훈씨(가명·28)는 올해 초 서울행을 선택했다.

대학에서 방사선학과를 전공하고 지난 1년간 도내에서 취업을 알아봤지만 취업할 곳도 적은데다 보수도 타 지역보다 낮기 때문이다.

강씨는 "제주에서와 달리 주거비 부담도 크고, 가족과 친구들과 떨어져야 한다는 외로움도 있겠지만 월급도 (제주보다) 많아서 일단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경험을 쌓으면 더 좋은 조건으로 (직장을) 옮길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지역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청년층의 '탈 제주' 경향은 짙어지고 있다.

이는 '20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통계청 '국내인구이동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2년 제주지역 전입인구는 8만6865명, 전출인구는 8만3717명으로 3148명 순유입됐다.

이와는 달리 20대에서는 '5년 연속' 순유출됐다. 제주 20대 순유출 인구는 2018년 145명, 2019년 1029명, 2020년 1178명, 2021년 1471명, 2022년 1510명 등 매년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 20대 순유출 인구는 2007년(2134명)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다.

10대 인구도 제주를 떠나고 있다. 지난해 제주 10대 순유출 인구는 591명이다. 전년(2021년) 110명보다 5배 이상 늘었다.


◇고향 떠나도 연봉 높은 곳으로


전망도 어둡다. 제주도와 호남지방통계청이 공표한 '2022 제주 청년통계'에 따르면 만 19세부터 39세까지 청년인구는 2021년 16만8726명에서 2050년 10만6378명으로 6만2348명(40%)이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30년 사이 청년 인구가 현재의 3분의 2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청년인구가 제주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 24.9%에서 2050년 15.2%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산됐다.

청년인구가 감소하는 이유는 출생률이 하락한데다 직업과 교육 등의 이유로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청년 전출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주 청년들의 어려움(복수응답)에 대해서는 '일자리 부족'(50.9%)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열악한 근로환경'(40.2%), '높은 생활물가'(30.2%) 순으로 나타났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청년들의 가장 큰 문제로 부각됐다.

제주도가 2022년 도내 4095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제주도민 일자리인식 실태조사'에서도 취(창)업 희망 지역을 '제주도 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15년 조사 당시 64.1%에서14.3%P 하락한 49.8%였다.
반면 '제주도 외'라고 응답한 비율은 2015년 7.0%에서 8.3%P 상승한 15.3%다.

또 '수도권 소재 연봉 3500만원 일자리'와 '제주 소재 연봉 2400만원 일자리' 중 선택 비율은 각각 50.4%, 49.6%로, 2015년 각각 30.1%, 69.9%와 비교하면 고향을 떠나더라도 '연봉이 많은 수도권 소재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인구 감소는 지역 생산성·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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