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만 집중해도 모자란데…'일타스캔들', 용두사미 피할까

입력 2023.03.04 06:30수정 2023.03.04 06:30
로맨스만 집중해도 모자란데…'일타스캔들', 용두사미 피할까 [N초점]
'일타 스캔들'/tvN 제공


로맨스만 집중해도 모자란데…'일타스캔들', 용두사미 피할까 [N초점]
tvN '일타 스캔들' 방송 화면 캡처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일타 스캔들'이 '용두사미 엔딩'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을 쏠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방송된 tvN 주말드라마 '일타 스캔들'(극본 양희승/연출 유제원) 14회는 14.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눈에 띄게 높은 성적과는 별개로 드라마 완성도는 아쉽다는 평도 쏟아졌다. 한 자릿수 시청률에도 호평 세례였던 극 초반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일타 스캔들' 13~14회에서는 그동안 '떡밥'만 던져졌던 스릴러가 본격 수면 위로 드러났다. 앞서 전개된 회차에서는 신원 미상의 인물이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과 갈등을 빚거나 그에게 방해가 되는 사람들을 쇠구슬로 살해하면서 살인자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이후 12회에서는 최치열의 최측근인 '지실장' 지동희(신재하 분)가 '쇠구슬남'으로 밝혀지며 시청자들에 충격을 줬던 터.

이에 13회에서는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최치열을 곁을 맴돌고 남행선(전도연 분)을 경계하는 지동희와 그로 인해 위험에 빠지는 남행선 가족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그간 최치열을 곁에서 챙기는 척하며 통제해 온 지동희는 남행선의 등장으로 본인의 존재감이 옅어지자 위기감을 느꼈다. 결국 살의를 느끼고 남행선을 해하려던 중 이를 발견해 방해하는 남해이(노윤서 분)를 납치하고, 가까스로 탈출한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그가 '극단적 시도'를 한 것처럼 꾸며냈다. 그러나 최치열이 지동희가 '쇠구슬남'임을 의심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여기에 '시험지 유출 사건'까지 다뤄졌다. 아들의 입시로 인해 이성을 잃은 장서진(장영남 분)이 아들 이선재(이채민 분)의 시험 성적을 위해 국어 시험지를 유출시키고, 의도치 않게 이를 함께 보게 된 이선재와 남해이가 진실 공개와 침묵 사이에서 혼란을 겪으며, 또 하나의 무거운 주제가 극 분위기에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지난주 회차에서는 살인범의 정체에 대한 실마리가 풀리고 '시험지 유출'이라는 갈등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시청자들은 흥미롭기보다 오히려 낯설다는 반응이다.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며 시작한 '일타 스캔들'은 초반만 하더라도 '로코 기본 공식'에 충실한 극 전개로 마니아 시청층을 모았다. 가볍고 경쾌한 분위기는 '일타 스캔들'이 가진 큰 강점이었다. 필연처럼 등장해야 하는 갈등 요소는 조카를 위해 '미혼'임을 숨기는 남행선과, 그가 처한 상황을 모르고 마음을 숨기려는 최치열의 번민으로 충분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치열과 남행선의 로맨스가 완성되자, 종영까지 4회를 남겼던 지난 주부터 제작진은 조급했던 걸까. 13회부터 '일타 스캔들'은 스릴러에 집중하는 한편, 새로운 소재인 시험지 유출 사건까지 꺼냈다. 이로 인해 스토리는 한층 풍성해졌지만, 살인범이 한 가족의 곁을 맴돌며 이들의 목숨을 노리고, 모범생인 두 아이의 안정적 학교 생활이 불투명해지는 어두운 서사는 극의 장르까지 헷갈리게 만들었다.

종영까지 '열선 커플'의 다정한 모습과 선재-해이-건후의 흥미진진한 삼각관계 등 로맨스로 채워질 것이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한층 '딥해진' 이야기에 당황했다.

허점이 많은 부분도 완성도를 떨어뜨렸다. 최치열을 괴롭히다가 지동희에게 살해당한 강사 진이상(지일주 분)은 하루아침에 감쪽같이 사라졌음에도 다들 너무 뒤늦게 이 사실을 인지한 데다, 옥상에서 살해당했으나 뜬금없이 하천에서 발견돼 의문을 더했다.
또한 남해이가 사고당할 당시 차량 블랙박스를 보면 쉽게 범인을 추론할 수 있었을 텐데도, 굳이 최치열이 지실장을 의심할 때까지 기다리는 상황 자체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극 초반 탄탄한 대본과 센스 있는 연출, 자연스러운 연기로 작가-감독-배우가 완벽한 시너지를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던 '일타 스캔들'은 후반부 갑작스러운 장르 전환으로 밸런스가 깨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인 해피엔딩으로 가기 위해서는 지동희에 대한 응징, 시험지 유출 사건 해결, 이민재의 성장, '우림고즈' 삼각관계 해결 등이 그려져야 하는 상황. '용두사미'의 위기에 처한 '일타 스캔들'이 남은 2회 안에 모든 상황을 매끄럽게 수습할 수 있을까. '일타 스캔들'의 엔딩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