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고 먹었던 식품이었는데...뜻밖의 연구 결과 나왔다

입력 2023.03.01 11:05수정 2023.03.01 13:56
살 빼려고 먹었던 식품이었는데...뜻밖의 연구 결과 나왔다
자료 사진. pixabay

[파이낸셜뉴스] '제로 슈거(무설탕)' 식품에 설탕 대신 사용하는 감미료인 '에리트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학계에서 에리트리톨은 인체에 안전한 첨가제라고 알려져 왔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상반되는 결과가 나와 화제가 됐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 러너연구소 스탠리 헤이즌 박사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을 통해 "심내혈관 질환 요인을 가진 사람들이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높은 경우 심장마비나 뇌졸중 유발 위험이 2배 증가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에리트리톨은 당알코올의 일종으로 설탕의 70% 수준의 단맛이 난다. 물에도 잘 녹으며 최근 '제로 슈거' 콜라·사이다 등 저칼로리 식품의 첨가제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구팀은 "혈중 에리트리톨 수치가 상위 25%에 해당하면 하위 25%와 비교했을 때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이 2배 높았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당뇨병의 심장병, 혈관질환 유발 위험 요인과 맞먹는 수준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2004∼2011년 수집한 심장질환 위험 요인을 가진 있는 미국인 1157명의 혈액을 3년간 추적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에리트리톨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이유를 알기 위해 혈액과 혈소판에 에리트리톨을 첨가해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에리트리톨이 혈액 응고를 유발해 혈관 내 혈전(핏덩이)을 형성할 수 있는 여지를 발견했다.

혈전이 혈관을 타고 흐르며 계속 악화하다 혈관을 막아버릴 경우 심장에서는 심장마비를, 뇌에서는 뇌졸중을 일으킨다.

이와 관련해 CNN은 "심혈관 질환 고위험군의 경우 에리트리톨 섭취를 제한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전문가 의견을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에리트리톨이 저열량 감미료(당 알코올) 식품 첨가물로서 인체에 안전하다는 수십 년 동안의 연구와 상반해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다만 에리트리톨과 심장마비·뇌졸중 간의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관계를 밝혀낸 수준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나라에서 국내 유통 가공식품 중 제품명에 에리트리톨이 들어간 제품은 51건으로 나타났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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