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조수민(24)에게 올해의 문을 연 드라마 '금혼령'은 새로운 시작이다. 2006년 '소문난 칠공주' '엄마가 뿔났다'에서 귀여운 아역배우로 눈도장을 찍은 조수민. 어린 그는 연기에 푹 빠졌지만, 학창시절은 온전히 학업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에 학교로 돌아갔다. 변함없이 배우의 꿈을 키운 그는 2019년 '펜트하우스'의 민설아가 되어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세 시즌에 걸쳐 민설아로 산 그는 잠시 공백기를 가졌고 '금혼령'의 화윤을 만나 다시 한 번 '연기'에 대한 애정을 재확인했다.
'금혼령' 속 화윤은 위기에 몰린 소랑(박주현 분)을 도와주는 조력자이자, 삶의 가치관이 뚜렷하고 강단이 있는 성격의 소유자.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화윤이 자신과 닮아서, 또 달라서 더 좋았다는 조수민이다. 그는 '금혼령'이 배우로서 새로운 시작 같다면서, 좋은 배우이자 좋은 사람으로 더욱 다양하게 활동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금혼령'을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와 만났다.
▶올해 새롭게 시작하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는데, '금혼령'이 신호탄인 것 같다. '금혼령'은 또래 배우들이 많아서 너무 편하게 찍었다. 앞으로 연기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방면에서 활동할 생각이다. 설레고 기대가 된다.
-공백기는 어떻게 보냈나. 조바심은 없었는지.
▶허리를 다쳐서 재활도 하고, 영화도 많이 보면서 지냈다. 재충전의 시간을 갖다가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다. 조바심이나 불안감은 없었다. 제 시간을 갖고 충전해서 '으샤으샤하자'라는 마음이었다. (아역 활동 이후) 학교 생활을 했을 때도 그랬다. 그때도 연기를 너무 하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했다. (아역 이후) 연기를 계속 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가치관이 성립된 후에 다시 해보자는 마음으로, (10대 시절은) 온전히 학업에 썼다. 그러다가 촬영장에 다시 오니까 그제야 내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금혼령'은 어떻게 합류했나.
▶감독님과 예전에 미팅을 한 적이 있는데 좋게 봐주셨는지 이번에 캐릭터와 잘 맞을 것 같다고 연락을 주셨다. 공백기가 있던 만큼 촬영장에 갈 때 설렜다. 일단 제가 하고 싶었던, 좋아했던 연기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했다.
-중도에 합류해서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
▶현장에서 다들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부담감은 크지 않았다. 또 화윤 캐릭터 자체가 선하고 부드러워서 현장에서도 그런 마음을 유지하면 됐다. 화윤을 연기하는 게 편했다.
-김영대(이헌 역)와는 '펜트하우스' 이후로 재회했는데.
▶이번에 겹치는 신이 많이 없었지만, 현장에서 다시 만나서 반갑게 인사도 나눴다. 같이 작품했던 배우들을 또 만나니 반갑더라.
-아무래도 시청자들에게는 '펜트하우스' 민설아 이미지가 강한데.
▶'민설아 사극 출연'이라는 댓글이 있더라 .가끔 보면 내 이름이 민설아인 것 같다. '(김영대보고) 주석훈 민설아 괴롭히더니 저기서는 같이 있네'라고도 하시고.
-사극은 잘 맞나.
▶'암행어사'를 한 경험이 있다. 그때는 신분이 평민이었는데 이번에 양반이 되었다. 옷이 달랐다. 신분이 낮아야 옷을 많이 껴입을 수 있는데, 신분이 올라갈수록 옷이 얇아져서 그 점이 다르다.(웃음) 사극은 대사, 말하는 톤이 재미있다. 평소에 쓰는 말투가 아니니까 재미있다. 한가지 또 어려운 점이 있다면 사극을 하면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
-화윤 캐릭터를 맡아 어떤 것을 표현하려고 했나. 본인과 잘 맞는 인물이었나.
▶화윤이 선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강단이 있다. 그 점을 표현하려고 했다. 부드러운 면은 나와 비슷하다.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는 편이다. 반면 화윤은 대비마마 앞에서도 할 말은 다 하는 성격인데, (나는) 거절을 잘 못해서 상처를 받는 일도 있다. 그런 점은 다르다.
-가까운 사람들은 본인을 어떤 사람이라고 하나.
▶친구들이 '언행일치'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최근에 한 5년만에 만난 친구가 있는데 '수민아, 너는 하나도 안 변했다, 언행일치하는 사람이다'라고 해줘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내가 말한 것은 지키자, 말한대로 살자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말이 앞서는 걸 좋아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신조를 갖게 된 이유가 있나.
▶좋은 어른이 되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르지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배려하는 사람, 먼저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좋은 태도에 대해 늘 고민한다.
-그렇다면 좋은 배우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자신이 맡은 캐릭터 작품에 대한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작품에 들어갈 때 캐릭터, 작품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어떤 감정으로 임하냐에 따라서 내 태도가 달라진다. 책임감이 중요하다. 노력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너무 화가 날 것 같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금혼령'을 하면서 연기에 임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이 달랐나.
▶정말 추운 날은 체감온도 영하 20도였다. 하루 종일 촬영을 하는 힘든 일정인데도 내가 내내 웃고 있더라. 나중에 사진을 보니 해맑은 웃음이었다. 내가 연기를 정말 좋아하는구나, 현장에 있을 때 정말 즐겁구나 싶었다. 여기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어서 기뻤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오랜 시간 '배우'로 살았는데, 돌아보면 어떤가.
▶힘든 날도 있었고 좋은 날도 있었는데 연기를 할 때는 확실히 즐거웠다. 현장에서 보낸 시간도 학교를 다니면서 여러가지 경험을 한 것도 다 연기에 도움이 됐다. 나를 더욱 성장시키면서 연기를 하고 싶었고 이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다.
-올해 계획이나 소망하는 것이 있다면.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건강하고 싶다. 올해는 좋은 어른을 많이 만나고 싶고, 나 역시 좋은 어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