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담당의 "양부모, 심정지인데 구급차 아닌 택시 타고 와놓고 '통곡'"

입력 2023.02.23 15:39수정 2023.02.23 15:39
정인이 담당의 "양부모, 심정지인데 구급차 아닌 택시 타고 와놓고 '통곡'"
남궁인 응급의학과 교수가 '정인이 사건' 당시를 회상했다. (MBC '일타강사' 갈무리)


정인이 담당의 "양부모, 심정지인데 구급차 아닌 택시 타고 와놓고 '통곡'"
2020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아동학대 가해자 82%가 부모인 것으로 드러났다. (MBC '일타강사'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남궁인 응급의학과 교수가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에 목숨을 잃은 '정인이 사건'을 떠올렸다.

15년차 응급의학과 교수 남궁인은 22일 방송된 MBC '일타강사'에서 "응급실에 찾아오는 모든 환자를 진료하는 일을 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에 근무 중인데 최고 중증 환자를 담당하는 기관이다.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일도 어느 과보다 많다. 구조대원과 일반인들에게 응급 처치를 가르치기도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남궁인은 '정인이 사건'을 떠올리며 "아이가 저희 병원에 실려 와 의료진이 담당했다. 아이가 심정지가 발생했음에도 구조대를 부르지 않고 택시로 왔다"고 밝혔다.

이어 "간신히 심장을 돌려놨는데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고 엑스레이 한 장에 다수 골절이 나왔다. CT 찍었더니 장기가 찢어져 복강 내 피가 다 차 있었다. 이게 의학 교과서에 실려도 될 정도의 전형적인 아동학대였다"고 말했다.

그는 "같이 온 양부모가 서럽게 통곡하는 게 너무 이상했다. 이게 아동학대의 특성이기도 하다. 성인을 폭행하면 부인하지 않는데 아이를 다치게 하면 학대 사실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이런 걸 보면 인간으로 보기가 너무 힘들고 악마라는 게 존재하나 싶다. 이 사건이 잊혀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목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이에 정은표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너무 끔찍하다"고 말했다. 김지호도 "모든 엄마들이 격노했던 사건이다. 아동학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홍현희는 "실제로 아동학대로 오는 케이스가 많냐"고 물었다. 남궁인은 "15년간 수 차례 봤다. 아이는 대부분 죽었거나 죽기 전에 만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학대를 한 부모들이 아이를 치료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또 "(경찰이) 예전에는 그냥 보고 가셨다. 요즘에는 네 다섯 분이 와서 철저히 살핀다.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걸 느낀다"고 전했다.

한편 생후 16개월 된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모가 대법원에서 징역 35년을 확정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양부는 징역 5년이 확정받아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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