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유연석 "평범한 남자…멋짐 줄이고 '찌질' 더했죠" ①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하상수, 멋진 남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길 바랐어요, 조금은 '찌질'해 보여도요."

배우 유연석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극본 이서현/연출 조영민)에서 하상수 역을 연기했다. 호감을 품은 안수영(문가영 분) 앞에서 '뚝딱'거리는 어설픈 모습에서,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고 '직진'하는 로맨틱한 면모까지 사랑의 다양한 얼굴을 그렸다. 그는 섬세하고 깊은 감성으로 캐릭터를 그려내 몰입도를 높였고, 극 전체를 안정감 있게 이끌었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수리남'에 이어 '사랑의 이해'를 통해 다시 한 번 시청자에게 섬세한 연기를 선보인 유연석. 그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사랑의 이해'는 멜로 장르에서 저라는 배우를 믿어주셨다는 반응에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작품이다"라고 했다.

-멜로판 '나의 아저씨'라는 평도 나온다.

▶촬영 감독님이 '나의 아저씨'를 하셨던 분이다. 조명 감독님, 그립팀 등 '나의 아저씨'팀이었던 분들이 많아서 그런가 톤앤매너가 그런 느낌이 있는 건가 싶다. 또 느린 템포이다보니까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나 역시 '나의 아저씨'를 재미있게 봐서 감독님하고 미팅했을 때도 촬영팀과 만나서 반가웠다.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영상미가 좋다.

-흔하지 않은 멜로여서 몰입하면서 보게 된다. 많이 화제가 되는데.

▶주변 분들이 재미있게 보고 있다는 연락을 많이 해주셨다. 드라마를 잘 안 보는 영화쪽에 있는 지인들도 재밌다고 하더라. 시청률로 판단하기에는 저는 애정이 큰 드라마다. 보시는 분들이 주변에서 할 이야기가 많은 드라마라고 하시더라. 나도 본방송을 보면서 포털사이트 실시간 토크 켜놓고 봤는데 이렇게 열띤 토론이 벌어질 수 있는 드라마이구나 싶더라.(웃음) 그렇게 입소문이 퍼지고 계속 더 몰입해서 봐주시는 것 같다.

-화제성을 실감한 순간이 있다면.

▶주변 지인들도 그렇고 커뮤니티에서도 열띤 토론을 하면서 각자의 입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하더라. 단순히 시청률 수치와는 별개로 화제가 많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이 사랑받고 있구나 생각했다. 모든 인물의 입장이 다 납득이 되고 이해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상수의 감정이나 변화를 관객분들이 좋아해주시고 호평해주시니까 배우로서 기분이 좋았다.

-하상수와의 공통점 및 차이점은.

▶비슷하다기보다 (시청자들이) 예전부터 이뤄지지 못하는 사랑 연기를 할 때 잘한다고 해주시는 것 같다.(웃음) 저 역시 짝사랑도 해봤고 아픔도 있다 보니 상수가 겪는 외사랑을 하는 부분이 많이 공감이 됐다. 다른 점이라고 하면 일단 저는 직장생활을 해본 적이 없다. 매일 출근을 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며 어색한 만남이 계속 이어져야 하는 것(극중 상황)과 다른 것 같다.

-하상수는 어떤 사람인가.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는 평범한 직장인인데 조금 멋있는 포인트가 있었다. 작가님 감독님에게 이야기해서 더 평범하게 그리려고 저 나름대로는 노력을 했다. 너무 막 멋있는 사람이기보다 더 찌질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나는 사실 그 쪽이 더 편한 사람이다. 상수 대사에도 '평범하고 싶었다'라고 한다. 평범에는 찌질한 모습들도 있다고 생각했다.

-감정 연기가 되게 힘들었을 것 같은데 어땠나.

▶저는 하상수에게 굉장히 공감을 하면서 연기했다. 상수가 겪는 고민,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남들이 봤을 때 납득이 안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상수는 말을 많이 하거나 수영에게 뭘 묻지 않고 그저 옆에 있고 찾아가는 사람이다. 대사를 아끼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후반부가 되니까 자연스럽게 되더라. 미경(금새록 분)과 라면을 먹으면서 헤어지는 신이 있는데 너무 고민이 됐다. 미경에 대한 미안함이 너무 큰 거다. 그 신에서 한 번에 '오케이'가 나왔다. 감독님도 제가 표현했던 것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가장 놀란 엔딩은 무엇이었나.

▶아무래도 종현이(정가람 분)가 찾아와서 경필이(문태유 분)를 때려 눕히는 장면이다.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 신은 보시는 분들이 소리 지르면서 봤다고 하시더라.

-상수가 수영과의 첫 만남에서 망설였던 것으로 모든 일이 시작된다.

▶상수 대사 중에 결말을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게 습관이 됐다고 하지 않나. 어릴 때 트라우마 때문에 순간적으로 그런 선택을 하는 거다. 그렇게 오해를 일으킨 거다. 은행은 돈을 다루고 수치를 보고 계산을 한다. 배경인 은행과 갈등이 일어나는 일이 잘 비유가 되어서 표현이 된 것 같다.

-하상수는 다정하고 섬세한 사람이다. 박미경도 하상수를 좋은 남자라고 한다. 좋은 남자라고 생각했나.

▶좋은 사람도 아니지만 나쁜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이 그런 점에 따라서 공감을 하신 것 같다. 각자의 입장에서 인물에 이입을 하는 거다. 어떤 모습은 찌질하게 보일 수도 있고, 응원해주고 싶을 수도 있다. 상수가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려고 했다. 너무 많이 표현하는 것보다 내가 느끼는 정도까지만 하려고 했다. 완급조절이 필요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