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4만2000달러(한화 약 5500만원)의 가치를 지닌 현대 미술계의 거장 제프 쿤스의 작품이 VIP 관객의 실수로 산산조각이 났다.
20일(현지시각) CNN 등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쿤스의 유명 작품 중 하나인 '풍선개(Balloon Dog)'가 지난 16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진행된 '아트 윈도우' 아트페어 개막에 앞서 진행된 VIP 프리뷰 행사에서 한 여성 방문객으로 인해 부서졌다.
당시 여성은 작품이 전시된 받침대를 발로 차면서 떨어뜨려 깨뜨린 것으로 파악됐다. 깨진 작품은 높이 40cm, 길이 48cm의 파란색 자기 조각상으로, 사고로 인해 최소 100조각 이상 깨졌다.
작품이 산산조각 날 당시 다른 관객들은 계획된 행위예술로 착각했다고 한다. 사고 이후 직원들이 황급히 달려오고, 여성의 얼굴 또한 새빨개지는 것을 보면서 실제 상황임을 인지했다.
이날 작품을 전시한 벨에어파인아트갤러리 관계자는 여성이 "너무 죄송하다"라는 말을 연발하며 그 자리를 얼른 떠나고 싶어 한 것으로 보였다고 전했다.
해당 작품 조각들은 상자에 담겨 보험사의 검토를 기다리고 있지만, 깨진 조각도 비싸게 팔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장면을 목격한 미술작가 겸 수집가 스티븐 갬슨은 갤러리 측에 깨진 조각을 팔 의향이 있냐고 물었고, 갤러리는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쿤스의 파란색 '풍선개' 조각이 799개에서 798개로 줄어 희소성과 가치가 높아졌다며 "수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쿤스의 풍선 동물 작품은 모두 수천점으로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상징적이며, 값비싼 조각품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중 1986년에 만든 작품 '토끼'는 2019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9107만5000달러(약 118억원)에 팔려 살아있는 작가 중 최고 낙찰 기록을 경신했다.
한편 쿤스의 '풍선개'가 부서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6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진행된 디자인 전시회에서 심홍색 '풍선개'가 진열장에서 떨어져 깨진 바 있다.
당시 쿤스는 미국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이 깨진 건 유감이지만 그건 자기일 뿐"이라며 "운 좋게도 그런 물건이 깨졌을 때 우린 다른 것들로 교체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