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시 여성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성차별 발언은?

입력 2023.02.20 05:30수정 2023.02.20 09:50
면접 시 여성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성차별 발언은?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기지역 여성구직자들이 채용면접 과정에서 여전히 성희롱이나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면접조사 결과, 다수의 20대~30대 여성들이 구직과정에서의 외모와 관련된 직·간접적인 성희롱·성차별적 발언을 들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재단은 ‘경기도 청년여성 중소기업 취업실태 및 과제’ 연구보고서 작성을 위해 만19~24세 11명, 만25~29세 10명, 만30~34세 10명을 대상으로 구직과정에서의 성차별 경험 등에 대한 심층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20대의 경우 ‘외모’와 관련한 성희롱 등을 다수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살찐 여자는 여자가 아니다” “못생겨도 뚱뚱해도 괜찮다, 전화만 잘 받으면 된다” “커피 탈 일이 많을 거다, 괜찮겠냐?” 등의 성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A씨는 “구직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은 적은 없는데 면접을 보면서 불쾌했던 경험이 있었다”며 “회사에 대해 말해주겠다고 하면서 얘기를 늘어놓다가 갑자기 ‘살찐 여자는 여자가 아니다’ 이런 식의 발언을 했다”는 경험을 전했다.

또 다른 면접조사자 B씨는 “채용공고에는 세무회계 쪽의 총무 업무라고 했었는데 막상 가니 ‘노래 잘하게 생겼다’ ‘못 생겨도 뚱뚱해도 괜찮다. 전화만 잘 받으면 된다’ ‘바깥에 여직원 봐라. 뚱뚱해도 뽑았지 않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들 면접조사자들은 채용 과정에서 미혼일 경우 남자친구 유무와 결혼 계획 시기, 기혼일 경우 육아로 인한 업무지장을 우려하는 등의 질문이 많았다는 답변도 했다.


미혼인 C씨는 “만나는 사람이 있는지. 결혼은 언제 할 것인지”, D씨는 “남자친구 유무를 (면접관이) 물어봤다”고 했고, 기혼인 E씨는 “저의 능력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냥 애는 누가 봐 주나. 애가 아플 때는 어떻게 할 거냐. 그런 것만 중점적으로 면접을 봤던 것 같다”고 답했다.

여성가족재단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채용면접 과정에서 직접적인 성차별과 성희롱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채용면접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 또는 기관의 조력을 받지 못하고, 면접을 다소 비구조화 된 방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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