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안 받을 수도 없고..." 정성 가득 日 선물에 튀르키예 '곤란'

입력 2023.02.14 03:59수정 2023.02.14 16:45
"이걸 안 받을 수도 없고..." 정성 가득 日 선물에 튀르키예 '곤란'
(유튜브 갈무리)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주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일어난 대지진으로 양국의 사망자 수가 3만3000여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 세계에서 이들을 돕기 위한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주일튀르키예대사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일본의 시민들에게 "일본의 지원에 감사하다"면서도 "종이학을 보내는 건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그동안 지진·폭우 피해지역에 종이학을 접어 보내는 일이 많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에도 일본인들은 대사관에 종이학을 전달했다. 1000마리의 종이학이 행운을 가져다주고 아픈 사람의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시부야구 카케즈카 초등학교에서 접은 8888마리의 종이학은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본 현지 언론 '아베마 프라임(ABEMA Prime)'은 재해 지원 전문가들을 불러 튀르키예에 어떤 지원 물자를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튀르키예에 재난 긴급 구호팀을 파견하는 일본 비영리단체인 '피스 윈즈 재팬'(Peace Winds Japan)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모토타카 이나바는 "돈을 보내는 게 가장 좋다"라며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필요한 것은 시시각각 바뀐다. 물자 공급은 어렵고, 구분하는 작업도 발생한다. 물이나 빵, 따뜻한 음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상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마존 사이트에서 클릭 한 번으로 배송되는 상황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장의 요구에 맞게 신속하게 변경할 수 있는 돈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나바는 "상황에 따라 물품을 보내야 할 때가 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안정된 뒤에는 1000마리의 종이학을 보내주는 게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빵과 물도 없는 지금 이 시기에 1000마리의 종이학이 재난 현장에 오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피스 윈즈 재팬'에서 홍보 및 기업 제휴를 담당하고 있는 아라이 쿄코는 "하루가 아니라 몇 시간마다 필요한 지원 물품이 바뀐다"라며 "적시에 물건을 배달하는 것은 어렵고, 특히 해외는 그 나라 사람들에게만 익숙한 음식이 있어서 더욱 그렇다. 우리는 구호품을 보낼 때 가급적이면 이웃 나라에서 조달했다. 거리가 가까울수록 더 빨리 도착하고 문화적 격차가 줄어든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동시에 "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쓰일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어떻게 사용될지 잘 살펴보고 생각하고 보내라"라며 "자기가 기부한 단체를 제대로 살펴봐라"라고 강조했다.

이바나는 "내가 보낸 기부금이 제대로 도착했는지, 기부금을 받은 단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확인하는 것은 기부자의 책임"이라며 "그래서 기부처를 고르는 행위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