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男, 울릉도 여행서 만난 20대女와 횟집에서..

입력 2023.02.11 06:55수정 2023.02.11 17:01
50대男, 울릉도 여행서 만난 20대女와 횟집에서..
ⓒ News1 DB


50대男, 울릉도 여행서 만난 20대女와 횟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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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男, 울릉도 여행서 만난 20대女와 횟집에서..
춘천지법 전경./뉴스1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여행 패키지에서 알게 된 20대 여성에게 7차례 전화를 걸고 1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내 스토킹낸 혐의로 기소된 50대 남성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 때 상대방의 전화기에서 울리는 ‘벨소리’는 송신된 음향으로 볼 수 없고, ‘부재중 전화’라는 표시가 됐더라도 이를 ‘글’이나 ‘부호’를 도달하게 한 스토킹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박진영 부장판사는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3)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11월28~30일 모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울릉도 3박4일’ 여행 패키지에서 B씨(27·여)를 처음 알게 됐다.

A씨는 경북 울릉군의 한 횟집에서 B씨와 회를 먹으며 연락처를 알아낸 뒤 여행기간인 3일에 걸쳐 7차례에 걸쳐 전화를 하고 1차례 문자메시지를 전송했다.

A씨는 처음 전화를 걸 당시에는 B씨와 22분 가량 통화를 했고, 이후에도 B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B씨는 이를 받지 않았다.

또 A씨는 늦은 밤 옆방에서 계속 쿵쿵 소리를 내며 욕설을 하고, 벽을 치고 시끄럽게 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A씨에게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피해자인 B씨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횟집에서 A씨가 ‘과거에 강릉에서 조폭이었다’는 말 등을 하고 계속해서 술을 권하는 행동 등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각 행위가 스토킹행위 또는 스토킹 범죄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B씨의 법정 진술과 같은 말을 했다 하더라도, 사회일반인의 기준에서 볼 때 그 내용이 B씨에게 당황스러움, 불쾌함, 불편함 등의 감정을 넘어 불안감 내지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없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이 B씨에게 전화를 건 각 행위는 상대방의 전화에 ‘부재중 전화’라는 표시가 나타나게 했더라도, 위 표시는 전화기 자체의 기능 또는 통신사의 부가서비스에서 나오는 것에 불과해 이를 ‘글’이나 ‘부호’를 도달하게 하는 행위라고 할 수 없다고 봤다.


박 부장판사는 “당시 B씨의 휴대전화기 통화수신음 모드가 ‘벨소리’로 설정돼 있어 실제로 벨소리가 울렸는지 여부도 불분명한 점 등에 비춰볼 때 A씨의 각 행위가 스토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또 B씨의 옆방에서 계속 쿵쿵 소리를 내는 등 행위를 한 것은 스토킹행위 중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도 알 수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스토킹처벌법에 따르면 ‘스토킹행위’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없이 상대방 또는 동거인, 가족에 대해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같은 행위는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기 △주거·직장·학교 등 일상생활을 하는 장소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기 △우편·전화·팩스·온라인 등을 통해 물건이나 글, 영상 등을 전달하기 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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