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소방은 너무 썩었습니다’... 커뮤니티서 폭로, 알고보니?!

입력 2023.01.27 13:10수정 2023.01.27 13:14
‘시골소방은 너무 썩었습니다’... 커뮤니티서 폭로, 알고보니?!
폭언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소방간부가 근무했던 119소방안전센터. 2023.1.27 /뉴스1ⓒ 뉴스1 이찬선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이찬선 기자 = 충남소방의 한 간부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전복차량의 만취 운전자의 음주사항을 기록하지 말 것을 지시하고 초과근무수당 부당 수령과 폭언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감찰을 벌이고 있다.

27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119소방안전센터장인 A소방경이 부하직원들에게 컴퓨터로 자신의 출퇴근 시간을 등록하라고 시켜 초과근무수당을 부당 수령하고 직원들에게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감찰이 진행중이다.

A소방경은 직원들을 시켜 온라인 출퇴근시스템에 자신의 퇴근 시간을 허위로 등록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방본부 감찰팀은 A소방경이 초과근무수당 등록을 지시해 어쩔수 없어 따를 수 밖에 없었다는 직원의 진술이 나와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119소방안전센터 내 부하직원들은 A소방경의 초과근무 최대 시간인 57시간을 모두 채울 때까지 대신 출퇴근 등록을 했다. 모든 부하직원들이 A소방경의 출퇴근시스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한 소방관은 “119소방안전센터장이 지시를 하면 따를 수밖에 없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특히 센터장이 관할 지역 출신인이라는 점에서도 감히 거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거친 욕설과 부당지시 등 갑질도 일삼았다고 부하직원들은 주장하고 있다.

부하 직원들은 A 소방경이 ‘씨X’ 등 윽박지르는 욕설 때문에 일하는 내내 A 소방경의 눈치를 봐야 했다.

그런가 하면 A 소방경은 차량 전복 사고 현장에 출동한 직원에게 만취 운전자의 음주사항을 적시하지 말라는 부당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참다못한 부하직원 B소방관은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시골소방은 너무 썩었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해당 간부가 전복차량의 만취 운전자의 음주사항을 적시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부하직원들은 이같은 해프닝은 A 소방경의 출신지가 119소방안전센터의 관할 지역과 같기 때문에 벌어진 일로 여기고 있다.

B소방관은 글에서 “사고 현장에 전복된 승용차량의 만취 운전자의 혈압을 재려고 하는 순간, A소방경이 ‘너는 왜 그렇게 눈치가 없냐’고 면박하면서 구급일지에 음주를 했다고 기록을 쓰지 말도록 운전자를 감싸주는 시도를 했다”고 밝혔다.

물의를 빚자 해당 소방서는 A 소방경을 인근 119소방안전센터장으로 인사조치해 근무지를 분리조치했다.
A 소방경은 휴가를 내고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A 소방경은 모든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소방본부는 “말이 거칠어 모멸감을 느끼는 직원들이 있었고, 센터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가감 없이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전복 차량의 음주자에 대한 현장 조치 사항도 면밀하게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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