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민 기자 = 가스요금 인상으로 인한 난방비 폭등 책임소재를 두고 전·현 정부가 서로 비판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과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가스요금 현실화 대응이 늦었다며 문재인 정부를 탔했는데,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정책포럼 '사의재'는 "책임 떠넘기기"라며 정면 반박했다.
사의재는 26일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거짓 주장으로 책임 떠넘기기를 한다고 해서, 자기 책임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민생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앞서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취약계층 난방비 지원 확대를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적으로 가스 요금이 폭등했다"며 "각 나라는 (가스요금을) 현실화하는 과정을 밟아왔는데, 우리는 최근 몇 년간 대응이 늦었다고 볼 수 있다"고 우회적으로 전 정부를 겨냥한 바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현재 가스요금 폭등 논란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국제 천연가스 가격 인상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책임을 돌렸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대선 전까지 1년 반 동안 가스요금을 동결했다가 그것도 선거 끝나고 겨우 12% 인상했다"며 "민주당이 난방비 폭등을 두고 지금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기이고 무책임과 뻔뻔함의 극치"라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지난해까지 국가를 운영했던 민주당이 난방비 문제에 대해 과도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며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석유·가스 등 에너지 폭등에 대비한 어떤 정책도 없었으며, 탈(脫)원전한다며 가격 인상조차 소홀히 해 한국가스공사의 영업손실 9조원, 한전 30조원의 적자를 후임 정부에 떠넘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선 승리에만 급급했던 민주당 정권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인 양 공격하는 것은 후안무치"라고도 했다.
반면 사의재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난방비 폭탄이 터졌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문재인 정부 재임 기간 중에 원전 가동률과 원전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는데, 난방비 폭탄의 원인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있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사의재에 따르면 2015년 85.9% 수준이었던 원전 가동률은 2018년 66.5%로 하락했는데, 원전 부품 부실납품 비리, 안전점검을 위한 운행정지가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후 재가동하면서 가동률이 2022년 81.1%까지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전 적자가 커졌다는 주장도 거짓"이라며 "한전의 경영실적은 국제유가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은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인데, 있지도 않았던 탈원전에 한전 적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전기요금과 가스요금 인상 최소화는 서민과 영세 중소·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결정"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요금 인상을 미루어서, 난방비 폭탄이 터졌다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받았던 서민과 영세 중소·자영업자의 실정을 망각한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난방비 지원 2배 확대 정책 발표에 대해서는 "뒤늦었지만, 잘한 정책결정"이라면서도 "그렇다면 묻고 싶다.
더불어민주당도 현 정부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난방비 폭탄 민주당 지방정부·의회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난방비 폭탄은 대체로 예상된 일이었는데 현 정부에서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현재 생긴 문제를 스스로의 책임이 아니라 남 탓을 하는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