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주면 떼줄게요" 생활고에 못 이긴 미얀마 여성들의 선택

입력 2023.01.19 05:35수정 2023.01.19 17:49
"300만원 주면 떼줄게요" 생활고에 못 이긴 미얀마 여성들의 선택
미얀마 국기. ⓒ News1 임세영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군부 쿠데타 이후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미얀마 서민들이 장기 밀매까지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매체 '프런티어 미얀마'는 18일(현지시간) "(미얀마 서민들이) 가난과 부채 해결을 위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신장 밀매를 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신장 밀매를 알선하는 계정을 찾는 미얀마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달레이에 사는 윈 아웅은 "실직한 후 4인 가족의 생계가 막막해져 브로커를 통해 인도에 가서 신장을 이식해 주고 700만 짯(약 300만원)을 받아 급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양곤의 한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임신 4개월째인 마네인은 "14만 짯(약 6만2000원)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아이를 낳아 기를 수 없다는 절박함에 SNS를 통해 신장 밀매를 신청했는데 임산부여서 연락이 없는 것 같다"라고 토로했다.

세계은행이 지난해 7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 빈곤층은 전체 인구 5500만명의 약 40%인 2200만 명까지 늘어났으며 유엔개발계획(UNDP)은 미얀마 빈곤층의 하루 생활비는 1590짯(약 740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지난 2015년 제정된 미얀마 신체 장기 기증법에 따르면 신체 장기 판매를 금지하고 위반 시 최대 3년 징역형에 처한다. 하지만 극심한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미얀마인들이 장기 밀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또 인구의 대다수가 불교도인 미얀마에서 장기를 떼어주는 것이 내세를 위한 공덕이 될 것이라는 믿음 또한 죄의식 없이 신장 매매를 결심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풀이된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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