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중국이 미국 뉴욕 한복판에 해외 경찰서를 운영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반체제 인사들의 송환을 위한 '여우사냥'을 위한 거점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뉴욕 차이나타운에 있는 평범한 6층 사무실 건물에는 중국이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해외 경찰서가 입주해 있다. 중국이 전 세계적으로 운영하는 불법 해외 경찰서 100곳 중 하나다.
1층에는 마라탕 간판이 붙은 건물이지만, 중국 경찰이 사용하는 층만 공란으로 표기가 돼 있었다. 3층 창문에는 '미국창러공회'라는 시트지가 부착된 상태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가을 브루클린 검찰과 함께 해당 사무실을 수색했다.
이에 대해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해당 사무실의 직원은 운전면허증 갱신과 같은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하도록 돕는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돼 있다고 해명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그들은 중국에서 온 경찰이 아니다"라며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관영 매체들의 설명은 다르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의 해외 경찰서가 현지 관리들과 협력하지 않고 정보를 수집하며, 해외에서 범죄를 해결한다고 보도했다. 이 해외 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자원봉사자, 스태프, 감독 등으로 불리기 때문에 정확한 운영 주체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게 중국 매체들의 설명이다.
특히 중국청년보(China Youth Daily)는 푸저우시가 설립한 경찰의 전초기지는 미국창러협회 사무실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창러협회는 앞서 FBI가 수색한 건물 창문에 붙어있던 명칭이다.
서방과 인권단체가 중국의 해외 경찰서에 주목하자 해당 내용을 담은 기사들은 삭제된 상태다.
NYT는 "서방 관리들은 이 해외 경찰서를 반체제 인사를 포함한 해외 중국인을 감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본다"며 "해외 도망자를 추적하고 본국으로 돌아가도록 압력을 가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여우사냥(Operation Fox Hunt)'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여우사냥'(례후·獵狐)은 중국 정부의 해외 반체제 인사·범죄 도피자의 본국 송환 작전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취임 이후 강력한 반부패 정책을 펼쳐왔다. 해외로 도피한 부패 정치인과 경제사범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여우사냥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작전을 수행하도록 지시했다.
그러나 이들이 합법적인 방법보다는 감시와 협박을 통해 반체제 인사들의 본국 송환을 종용하고 있다는 게 서방 국가들의 판단이다.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독일, 헝가리, 체코 등에 중국의 해외 경찰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인 린셩량은 "(운전면허증 갱신 등) 업주들은 대사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경찰이 해외에 거주하는 반체제 인사들을 감시하고 있어 두렵다"고 NYT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