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몸무게 몇? 예쁘네, 춤 춰봐"... 시대착오적 면접관의 최후

입력 2023.01.11 14:53수정 2023.01.11 16:07
인권위, 신협 채용면접 과정 논란에 재발방지대책 권고
"키·몸무게 몇? 예쁘네, 춤 춰봐"... 시대착오적 면접관의 최후
뉴스1

[파이낸셜뉴스] 국가인권위원회가 신용협동조합 채용 면접 과정에서 외모 평가, 춤과 노래 지시가 있었다는 진정 사건과 관련해 "성차별적 문화에서 비롯된 행위"라며 신협 측에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11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모 지역 신협 최종 면접에 참여한 여성 응시자 A씨는 면접위원들로부터 "키? 몸무게가 몇이냐" "OO과라서 예쁘네" "춤 좀 춰봐" 등의 발언을 들었다. 면접위원이 사전 동의 없이 면접 중인 A씨의 모습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A씨는 직무와 관계없는 외모 평가 발언을 들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해당 면접에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신협 이사장과 상임이사들은 인권위에 "A씨의 긴장을 풀어주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이다"며 "이력서에 키와 몸무게가 적혀 있지 않아 물어봤다.
노래와 춤을 강요한 것이 아니라 A씨의 자신감을 엿보기 위해 물어본 것이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이 같은 해명에 대해 "채용 면접 과정에서 면접 대상자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노래와 춤을 시연해보도록 하는 행위는 면접 대상자와 면접위원의 위계관계를 고려할 때 선뜻 문제 제기하기가 어렵고, 특히 면접위원의 요구를 거절할 경우 불이익이 돌아올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임을 고려할 때 진정인이 당혹감과 모멸감을 느꼈을 것으로 봤다"고 일축했다.

이어 "직무에 대한 질문보다 외모와 노래·춤 등과 관련한 질문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건 여성에게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기대하고 부여하는 성차별적 문화 혹은 관행과 인식에서 비롯된 행위"라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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