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야심한 새벽 문 닫힌 가게 앞에서 혼자 장난치다 넘어진 행인이 가게에도 과실이 있다며 치료비를 요구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네이버 카페에는 "가게 앞 테라스에서 혼자 넘어진 손님이 수술을 했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사연은 앞서 3일 작성자인 사장 A씨가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장면을 함께 업로드하며 공개됐다.
당시 A씨는 "사고는 1일 0시 10분경에 일어났다고 전달받았다. 2일 오전에 상가관리소장님께 사고 소식을 들었다"라며 "다치신 할머니(70대)의 며느리가 상가와 가게에 책임을 묻는 듯한 내용이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다치신 할머니께서 저희 가게가 아닌 옆 가게에 가족 단위로 온 손님이었다. 저희 테라스에서 장난치다 넘어지고 다쳤으니, 저희에게 책임을 물으려 하시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할머니의 며느리께서 건물관리소장님과 저, 본인 등 삼자대면을 요청했다"라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CCTV 영상에는 사고 8분 전 할머니가 손주들과 아이스스케이트를 타듯 미끄러지는 장난을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할머니는 계속해서 아이들과 장난을 치다 결국 넘어졌고, 사고로 왼쪽 어깨 두 군데가 골절돼 수술을 했다고 한다. 다행히 수술은 잘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6일 A씨는 피해 할머니의 며느리와 관리소장과 함께 삼자대면을 치렀다.
며느리는 A씨 측이 염화칼슘을 뿌리지 않았고, 현장에 없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찾아와 부주의하게 사고를 당할 경우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고 한다.
이어 A씨가 염화칼슘을 뿌렸다고 재차 언급했지만, 며느리는 상가가 미끄러운 것은 사실이지 않냐며 자신들의 과실이 100%라면 추후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씨는 "할머니가 다치신 건 진심으로 안타깝고 속상하다. 하지만 며느님께서 병원비에 대해 제게 책임을 묻기에 솔직히 원망스럽다"라며 "스트레스가 상당하고 굉장히 씁쓸하다"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자영업자들은 "이상한 사람들 많다", "사장님 잘못 전혀 없어 보인다",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 등 분노에 찬 반응을 나타냈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