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해 국민의힘 상임고문들인 이재오 전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나란히 '지금 맡은 일 공직에만 충실하라'고 권했다.
그렇지 않고 당의 일에 기웃거리는 건 임명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을 욕보이는 것'으로 '대통령으로부터 손절당할 수 있다'며 아주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 이재오 "맨날 당에 가서 마이크, 임명권자 욕보여…그러니 용산서 정리"
이재오 고문은 6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나 의원의 자세가 그러면 안 된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 고문은 "(저고위) 부위원장은 장관급으로 공직자가 공직에 충실해야지, 다리는 공직에 걸쳐놓고 맨날 당 행사에 가서 마이크나 잡고 그러면 임명권자(대통령)를 욕보이는 것"이라고 했다.
또 "나갈 생각이 있으면 그만두고 뛰어들든지 아니면 당에 얼씬도 안 한다고 하든지 해야지 정부랑 협의도 안 하고 불쑥 애 셋 이상 낳으면 어떻게 한다? 그러니까 대통령실이 황당해 그 이야기를 한 것 아니냐"며 "이는 대통령실이 일거에 '당신은 안 된다'고 잘라버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즉 "한마디로 (나 부위원장을) 정리한 것으로 본인이 그 정리를 본인이 자초했다"고 강조했다.
◇ 홍준표 "羅, 조율없이 불쑥 좌파정책…기회 엿보면 尹에 손절당해"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참관을 위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가 있는 홍준표 시장은 7일 자신의 SNS에 "최근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조율 없이 좌파 포퓰리즘적 출산 장려 정책을 발표했다가 대통령실이 이를 즉각 아니라고 부인했다"라는 일을 거론했다.
홍 시장은 "이는 윤 정권이 좌파 포퓰리즘 정책을 배격한다고 선언한 것을 몰랐거나 한번 튀어 보려고 혼자 생각하고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정책 발표는 집행 책임 없는 국회의원 때나 가능한 것이지 정부 관료로서는 지극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대통령실의 경고를 새겨 들어야지 그렇지 않고 두 자리를 놓고 기회를 엿보면서 설치면 대통령실도 손절 절차에 들어 갈수도 있을 것"이라며 "어느 자리든 한자리에만 충실할 것을 권한다"고 아주 강한 메시지를 나 부위원장에게 던졌다.
◇ 羅 "마음 굳히는 중" 발언 뒤 대통령실 "정부 기조와 차이가" 이례적 비판
나 부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이지만 이른바 윤심에 대한 확신이 없어 출마여부를 확실히 밝히지 않은 채 당내 행사에 잇따라 출격했다.
이런 가운데 6일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며 출마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 인터뷰가 알려진 뒤 대통령실은 이례적으로 나 부위원장의 지난 5일 "출산과 연계해 주택대출에서 대출이자 경감을 넘어 원금 탕감이 가능하게 하는 추가 지원정책도 구상하고 있다"라는 발언에 대해 "정부의 정책 기조와 차이가 있다"고 공개반박, 눈길을 모았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전혀 무관한 지적이라고 했지만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에게 보내는 모종의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