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1) 김혜지 기자 = 20대 지적 장애인이 누나 부부 집에서 감금당하고 다리미 등으로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는 "지적 장애인 3급인 A씨(23)를 집 창고에 가두고 상처를 입힌 혐의(감금치상)로 A씨 친누나 B씨(25)와 매형 C씨(27)를 긴급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 부부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여간 동생 A씨를 데리고 있던 중 최근 열흘가량 집 안 창고에 가두고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지난달 31일 낮 12시쯤 주택인 B씨 부부 집에 딸린 창고에서 A씨가 "살려 달라"고 소리치는 것을 이웃이 듣고 경찰과 119에 신고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경찰은 "구조 당시 A씨는 얇은 가운만 입은 채 거의 알몸 상태였고, 온몸 곳곳에 화상과 욕창 등 상처가 발견됐다"고 했다.
A씨는 경찰에서 "누나 부부가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창고에 가두고 뜨거운 다리미로 몸을 지지는 등 학대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창고 난방도 제대로 안 돼 너무 추웠고, 밥도 굶기거나 하루에 한 끼 정도만 줬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임실에서 부모와 함께 살다가 전북대병원 정신과병동에 입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 부부는 경찰에서 "우리는 남동생을 집에서 돌봤을 뿐 학대한 적이 없다"며 "상처는 남동생이 자해한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동생이 자해했다'고 하기엔 상처가 너무 많고 심하다"며 "설사 누나 부부 주장이 맞더라도 한파 속에 창고에 홀로 열흘가량 방치한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