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0만원 현금과 메모 남긴 기부자, 쫓아갔더니..

입력 2022.12.30 07:51수정 2022.12.30 10:01
9900만원 현금과 메모 남긴 기부자, 쫓아갔더니..
지난 28일 한 50대 여성이 충남 천안시 청룡동행정복지센터에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싶다'고 9천900만 원이 들어있는 가방을 놓고 사라졌다고 천안시가 29일 밝혔다. 사진은 기부자가 놓고 간 현금과 쪽지. 천안시 제공. 출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연말이 되자 천안시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온정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지난 28일 천안 동남구 청룡동 행정복지센터에 '얼굴 없는 천사'가 등장했다. 검은 가방을 들고 나타난 50대 여성 A씨는 "맞춤형 복지팀에 전달해달라"며 민원 도우미에게 가방을 건네고 떠났다.

가방 안에는 "성금 좋은 일에 써주세요"라고 적힌 메모와 함께 현금 9900만원이 들어 있었다.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A씨를 쫓아갔지만, "쫓아오면 기부하지 않겠다"라고 말해 더는 붙잡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23일에도 천안에서 한 익명의 기부자 B씨가 조손 가정 아이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현금 352만 6700원이 담긴 검은 봉지를 천안시 복지정책과에 놓고 갔다.

B씨는 전통시장에서 버섯을 판매한 수익금을 모아 성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해 설 명절과 추석에도 성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28일 오후 시청 집무실에서 선한 영향력을 전달하기 위해 기부금 전달식을 마련했다. A씨의 성금은 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천안시 복지 재단에 전달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추운 겨울 온정과 거액의 성금을 기부해 준 익명의 기부자의 뜻이 어려운 이웃에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이번 기부 천사의 선한 영향력을 더욱 확산하고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가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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