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60대 여성이 운전하던 차량이 갑자기 굉음을 내며 질주하다 도로 옆 지하통로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가 크게 다치고 함께 타고 있던 10대 손자가 숨졌다. 가족들과 전문가는 급발진 사고를 의심하고 있다.
15일 KBS에 따르면 지난 6일 강원도 강릉시 내곡동의 한 도로에서 60대 여성 A씨가 몰던 SUV 차량이 교차로 앞에서 멈추는가 싶더니, 곧바로 앞선 차량을 들이받고 빠른 속도로 달려나갔다. 사고 차량 블랙박스에는 A씨가 "아이고, 이게 왜 안 돼. 큰일 났다"라고 말하는 음성도 담겼다.
A씨 차량은 1차 추돌 사고 이후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600여 미터를 더 주행했다. 앞선 차들을 피해 달리던 차량은 왕복 4차로 도로를 넘어간 뒤 지하 통로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A씨는 크게 다쳤고, 함께 타고 있던 12세 손자는 숨졌다.
전문가는 엔진에서 굉음이 일고 배기가스가 비정상적으로 배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동 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때 급발진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KBS에 "(제동하면서) 타이어가 타는 이런 연기까지 포함될 가능성이 상당히 큰 전형적인 급발진 현상"이라며 "시간도 지속성으로 길게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운전자 실수일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A씨는 교통사고특례법 위반으로 입건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고기록장치를 비롯해 차량에 대한 정밀감정을 의뢰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자동차 제조사 측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며,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