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국회는 지난 6일(현지시간) '만취 상태에 있는 사람에게 술을 팔거나 술을 주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라는 내용 등이 담긴 새 형법을 통과시켰다. 이 형법에는 타인에게 음주를 강요해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호텔이나 음식점 등 관광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자신의 의도와 관계없이 위법 행위를 저지르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술에 취했다는 정의와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시민이나 관광객들도 상대방에게 술을 권했다가 처벌받을 수 있어 새로운 형법이 모호하고,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타라 통신 등 외신들은 11일 인도네시아의 유명 변호사인 호트만 마리스가 "새로운 형법 중 음주 관련 조항이 너무 모호해 법적 구체성이 떨어진다"라며 "식당이나 호텔 등에서 일하는 종사자들을 위법 상황에 빠뜨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산디아가 우노 인도네시아 관광창조경제부 장관도 법이 시행되기 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노 장관은 "최근 미국을 비롯해 외국인 투자 협회와 만나 개정 형법에 대한 우려를 들었다"라며 "우려 사항이 법에 반영되도록 지원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새로운 형법이 관광 산업이나 투자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밖에 인도네시아의 새로운 형법이 이슬람 보수주의의 영향을 많이 받아 개인의 자유와 인권, 언론·종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새로운 형법이 시행되기까지 최대 3년이 걸릴 것"이라며 "시행 전 시행령이나 시행 규칙을 통해 우려되는 사항들을 보완하겠다"라고 밝혔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