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했을 뿐인데 왜?"... 8강 자축한 모로코인 집단폭행한 청년들 정체

입력 2022.12.09 02:59수정 2022.12.09 14:13
"기뻐했을 뿐인데 왜?"... 8강 자축한 모로코인 집단폭행한 청년들 정체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에서 모로코 축구 팬들이 국기를 흔들며 8강 진출을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스페인을 꺾고 8강에 진출한 모로코 축구 대표팀의 활약에 자국 팬들이 이탈리아 내에서 축제를 즐긴 가운데 정체 모를 괴한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

청년들로만 구성된 괴한들은 알고 보니 이탈리아 '극우 단체' 소속으로, 도시 내에서 모로코 국기가 흔들리는 것 등이 마음에 안 들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나'는 지난 6일(현지시간) 오후 8시쯤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 시내 중심가인 코르소 포르타 누오보에서 검정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청년 10여명이 모로코인들을 향해 폭행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모로코인들은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에서 앙숙 스페인을 승부차기로 승리한 뒤 사상 첫 8강 진출에 환호하고 있었다.

"기뻐했을 뿐인데 왜?"... 8강 자축한 모로코인 집단폭행한 청년들 정체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있는 모로코인들. 사진=연합뉴스

괴한들은 검은 후드를 뒤집어쓴 채 다짜고짜 모로코인들을 폭행했고, 모로코 국기를 차창 밖으로 흔들며 지나가는 차량에 달려들어 쇠사슬로 앞 유리창을 내리치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차량 탑승자에게 욕설을 퍼부었으며, 여성 한 명이 찰과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서 체포한 인원은 총 13명이다. 모두 이탈리아 베로나 출신으로 네오 파시스트 성향의 극우 단체 '디고스' 구성원들로 밝혀졌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이들은 월드컵 경기를 보던 중 베로나 중심가에 모로코인들이 축하연을 즐기고 있자 즉석에서 범행에 나섰다고 한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쇠사슬과 몽둥이로 차량 4대를 파손, 모로코인 여러 명을 다치게 해 재물손괴와 상해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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