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된 연구 결과를 인용해 건강한 성인들은 하루에 물을 8컵까지 마실 필요는 없다며 이 속설은 다소 잘못됐다고 전했다.
최근 듀크대학교 허만 폰처 박사와 연구원들이 진행한 연구에서 물 필요량이 사람마다 다르며 나이, 성별, 신체 사이즈, 신체 활동 수준, 사는 환경의 기후 등과 같은 요인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폰처 박사와 연구원들은 사람들이 정말로 얼마나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태어난 지 8일 된 아기부터 96세 사이의 26개국에서 온 5600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농장 노동자들, 운동선수들과 비운동선수들, 앉아서 일하는 유럽과 미국의 회사원들, 그리고 남미와 아프리카의 농업과 수렵채집 사회의 사람들 등 가지각색이었다.
연구에서는 몸의 이산화탄소 생산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추적기가 달린 물을 사용하는 '이중표식수법(double labeled water)'이라는 방식을 사용했다. .
폰처 박사는 "매일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는지 측정하는 것은 물론 얼마나 많은 물을 섭취하고 배출하는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체내 물 순환율을 파악해 참가자들의 물 섭취량과 손실량을 평가했다.
연구진은 사람의 하루 체내 물 순환율은 체지방의 크기 및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체지방이 적을수록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고 밝혀졌다. 남성은 대부분 여성에 비해 몸집이 크고 체지방이 적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물을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물이 얼마나 필요한지 결정하는 또 다른 요소가 두 가지 더 있다.
기후와 앉아서 생활하는지 여부이다. 더운 기후에 살고 더 많은 신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더 높은 물 순환율을 가진다.
또한 이 연구에서 저개발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선진국 사람들보다 더 높은 물 순환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폰처는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면, 매일 야외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으며 많은 신체 활동을 요구하는 일을 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하루 물 권장량은 8잔'이라는 말은 1945년 전미연구평의회(NRC)의 식품영양위원회에서 처음 제시됐다. 여기서 성인들로 하여금 하루에 약 2ℓ의 물을 섭취하도록 권했다. 이 권장량은 모든 음식과 음료에서 얻을 수 있는 물까지 포함해서 한 사람의 하루 총 물 섭취량을 나타낸 것이다.
WP는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널리 알려진 이 속설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며 883명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는 매일 6잔 미만의 물을 마신다고 주장한 사람들이 227명이었지만 연구진은 이들 중 탈수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하루에 물 8잔을 마시는 것이 노인의 건강을 개선시킨다는 근거가 나올 때까지 개인이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액체를 섭취하도록 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