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 4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한국에서 ‘부자’라 여겨지기 위해서는 ‘총자산 100억원 이상’은 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를 축적하는 데는 ‘사업소득’의 기여도가 가장 컸다.
4일 KB금융그룹이 발간한 ‘2022 한국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 개인)의 51.3%는 금융과 부동산 등 모든 자산을 통틀어 총자산 100억원 이상을 부자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가장 많이 제시한 부자의 기준 금액은 ‘총자산 100억원’으로 27.0%가 선택했다. ‘총자산 50억원(17.5%)’가 뒤를 이었다.
특히 보고서는 30~49세에 금융자산 10~20억원을 보유하며, 이제 막 부자에 진입한 개인을 ‘신흥부자’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금융자산 20억 원 이상을 보유한 50대 이상의 ‘전통 부자’와 이들을 비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신흥 부자’가 금융자산 10억원을 넘기며 부자가 될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은 ‘사업소득’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투자’(26.4%), ‘상속/증여’(20.7%)가 뒤를 이었다. 특히 신흥부자의 경우 전통부자에 비해 ‘부동산투자’나 ‘상속/증여’를 부의 원천이라고 꼽은 경우가 더 많았다. 이른바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아 부자가 된 금수저 비중이 전통 부자에 비해 더 큰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신흥 부자는 7만8천명으로,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부유한 전체 부자의 18.4%를 차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는 99조5천억원으로 부자의 총금융자산 중 3.5%를 차지했다.
이들 ‘신흥부자’는 부를 축적하기 위한 종잣돈(Seed Money)의 규모를 ‘7억원’이라 답했으며, 이들이 종잣돈을 모았던 주된 방법은 전통부자에 비해 ‘근로소득을 모아서’(+14.8%p), ‘부모로부터의 지원·증여·상속으로’(+11.4%p)라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디지털자산 등 기타자산에 투자’가 종잣돈을 마련한 주된 방법이라고 꼽히지는 않았다.
신흥 부자의 최근 자산관리 관심 분야는 ‘국내 금융 상품 투자(36.8%)’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이들은 또 금리 인상(47.0%), 인플레이션(39.8%), 부동산 규제(35.8%),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35%), 세금 인상(32.5%) 등을 경제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KB금융은 “부자들은 위험 요소를 예상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최근에는 강달러를 기반으로 달러 매입을 계획하고 주식은 저가 매수 시기를 보고 있으며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비해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