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잊었나...안전 무시해 선원 사망케 한 60대 선장이 받은 형벌

입력 2022.11.29 10:49수정 2022.11.29 13:24
세월호 잊었나...안전 무시해 선원 사망케 한 60대 선장이 받은 형벌
지난해 1월31일 전북 군산시 십이동파도 인근 해상에서 해경들이 실종된 선원을 수색하고 있다. 전날 오후 4시께 2604톤급 부선(무동력 바지선) 1척이 전복되면서 60대 선원 1명이 실종됐다. (군산해경 제공) 2021.1.31/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기상악화에도 화물을 과적해 실은 선박이 전복돼 선원 사망사고가 발생하게 한 선장이 징역형의 집행유예에 처해졌다.

인천지법 형사4단독 윤민욱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과실선박전복, 선박안전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선장 A씨(68)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30일 오후 3시49분께 전북 군산시 옥도면 십이동파도 남서쪽 9.6km해상에서 293톤급 B호에 시멘트 원료인 슬러그 등 6480톤이 적재된 부선 C호를 예인 중, 선미가 기울어진 사실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전복 사고가 발생, C호에 탑승해 있던 선원 D씨(71)가 바다에 빠져 숨지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고 사흘 전인 1월27일 오전 5시37분께 전남 광양시에서 출항했다. 이후 사고 당일 D씨로부터 부선 좌현의 선미 부분이 기울고 있다는 무전보고를 받은 뒤, 당시 바람이 다소 강하고, 최대 파고는 3.4m로 높아 기상악화 상황이었음에도 선박 점검을 하지 않았다.


특히 당시 D씨 탑승 부선에는 적재기준을 초과해 화물이 실려 있던 상태로, 선체가 기울면 예인줄을 끊고 곧바로 D씨를 하선시켰어야 했음에도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전복사고가 발생해 D씨를 숨지게 했다.

A씨는 2020년 5월부터 사고 당일까지 총 85차례에 걸쳐 선박 승선인원을 초과해 선박을 운항하기도 했으며, 사망사고 당시 선박 전복으로 기름이 해양에 유출하게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재판부는 "죄책이 가볍지 않고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으며, 해양환경관리법위반죄로 1차례, 선박안전법위반죄로 8차례에 걸쳐 각각 처벌을 받고도 범행했다"며 "다만 선주가 피해자의 유족들에게 2억6000만원을 지급하고 원만히 합의에 이른 점 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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