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피습 여승무원, 9살 아이 지키려다가... 병원 간호사의 증언

입력 2022.11.21 07:07수정 2022.11.21 15:20

LA 피습 여승무원, 9살 아이 지키려다가... 병원 간호사의 증언
LA에서 국내 항공 여승무원이 흉기 습격을 당해 중태다. 해당 보도 캡처

[파이낸셜뉴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노숙자의 흉기 난동으로 중상을 입은 국내 항공사 여성 승무원(25)이 당시 9살 아이를 보호하려다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5일 LA 시내 대형마트에서 우리 국적의 항공사 승무원 1명이 노숙자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린 뒤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당시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경찰 발표를 인용해 "흉기를 소지한 남성이 9세 소년에게 다가가 그들을 '찔러 죽이겠다'고 말하자 소년은 도망치려 했으나 등을 칼에 찔렸다"고 보도했다.

또한 "행인들이 소년을 도우려 나섰으며, 이후 범인은 매장을 가로질러 여성 무리를 만나자 A씨의 가슴을 찔렀으며 행인들이 A씨를 인근 약국으로 데려갔고 이후 범인은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사건 직후 A씨의 긴급 수송을 도왔던 USC의 외상 전문 간호사는 현지 언론에 "사건 당시 실제 상황이 보도된 내용과 많이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보도 내용에는 아이가 다친 뒤 A씨도 다친, 각기 다른 피해자로 보도됐지만 사실은 A씨가 아이를 보호하려다 변을 당한 것"이라며 "누군가를 보호하려다 생긴 상처가 분명하다"고 했다.

간호사에 따르면 A씨는 용의자가 뒤쫓아오자 아이를 감싸 안았다. 이후 용의자는 A씨의 오른쪽 등과 옆구리, 가슴 위쪽 등 다섯 군데 이상을 찔렀다. 이로 인해 A씨는 폐에 손상이 가 자칫 생명에 지장을 입을 수 있을 만큼 치명상을 입었다.

간호사는 "A씨가 병원에 이송될 당시에도 본인은 괜찮으니 다친 다른 사람들을 먼저 구하라고 말할 정도였다. 12년 근무하며 이렇게 침착하게 행동하는 환자는 처음 본다"고 전했다.

미국 현지 매체 KTLA도 당시 피해를 입은 9세 남아의 가족 인터뷰를 전했다. 가족들은 "25세 여성이 사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개입했다고 들었다. 신의 축복이 그 여성에게 있기를 바란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A씨는 급작스러운 피습으로 한때 중태에 빠지기는 했지만 현지에서 수술을 잘 마무리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항공사 관계자는 "담당자를 현지에 급파했고,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피해 직원의 빠른 회복을 위해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도 현지 경찰에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우리 공관은 사고 인지 즉시 영사를 병원으로 급파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했다"며 "관할 경찰 당국에는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피해자 치료 상황을 확인하면서 피해자 가족 현지 도착 시 필요한 영사 조력을 지속해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