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에 살던 생후 4개월 아기, 분유가 떨어지자...

입력 2022.11.20 13:14수정 2022.11.21 14:26
기사내용 요약
마라도 주민 "자녀 먹일 지정 분유 사야 돼" 이송 요청
서귀포해경, 분유 구입해 육상 20㎞, 해상 15㎞ 수송
마라도에 살던 생후 4개월 아기, 분유가 떨어지자...
[서귀포=뉴시스] 오영재 기자 = 19일 오후 서귀포해경이 기상악화로 고립된 마라도에 특수 분유를 전달하고 있다. 2022.11.20. oyj434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해경이 기상 악화로 마라도에 고립된 아기를 위해 긴급 분유수송 작전을 전개했다.

20일 서귀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5분께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에서 생후 4개월 자녀에게 먹일 지정 분유가 떨어졌으나 기상 악화로 여객선이 결항, 제주 이송을 요청한다는 마라도 주민 A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이날 오전 여객선을 타고 제주에 입도할 예정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여객선을 타지 못했다. 이에 A씨는 어선을 통해서라도 제주에 가보려고 했지만 3m 높이의 너울성 파도 탓에 다시 돌아와야만 했다.

그로 그럴 것이 A씨의 아기는 건강 상의 이유로 일반 분유가 아닌 지정된 분유를 먹어야 했다. 해당 분유는 일반 마트에서는 판매하지 않고 대형마트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A씨의 사연을 들은 해경은 A씨를 제주로 이송하는 대신 분유를 구입해 마라도까지 수송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해경은 마라도 선착장인 화순항에서 약 20㎞ 떨어진 대형마트에서 해당 분유를 구입했다. 이후 연안구조정을 이용해 약 15㎞ 떨어진 마라도까지 분유를 수송했다. 당시 해상에선 거센 파도로 구조정 내 장비가 파손되기도 했다.


해경은 이날 오후 3시47분께 A씨에게 분유를 전달했다. A씨는 "궂은 날씨에 해상으로의 이동이 힘들었을 텐데 분유를 전달해줘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서귀포해경 관계자는 "파도가 워낙 거세서 마라도까지의 이동이 험난했지만, 파출소로 복귀해 선착장 인근 낚시객들이 감사의 표시로 전해준 음료수를 다같이 기분좋게 마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yj4343@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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