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스1) 강준식 기자 = "안 좋은 기억은 하루빨리 잊기를…."
지난 12일 오후 11시55분쯤 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40대 여성 A씨가 긴박한 목소리로 주소지를 말하지 않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내용이었다.
신고 전화를 받은 유지인 소방교(35·여)는 당황하지 않고 침착한 응대를 시작했다.
A씨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것을 듣고 자신의 고향도 경상도라며 유대감을 형성했다.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해지자 유 소방교는 영상통화를 제안했고, A씨는 이를 받아들였다.
유 소방교는 12분가량 신고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A씨의 위치를 자연스럽게 파악하는 데 성공했고, 현장으로 구조대를 출동시켰다.
A씨가 "남자 대원과 대화하지 않겠다"며 완강히 저항하자 유 소방교는 곧바로 가까운 센터에 연락을 취해 여성 대원을 현장에 보내는 등 기지를 발휘했다.
유 소방교와 출동 대원들의 노력 끝에 A씨는 심리적 안정을 되찾았다.
유 소방교는 "타향살이로 인한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아 마음에 있는 응어리를 풀어드리고자 했다"며 "소방관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119에 접수된 자살 관련 신고는 지난해 282건, 올해 11월 기준 249건에 달한다"며 "한 명의 생명이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