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미국 텍스사의 한 변호사가 임신한 아내의 음료에 낙태 유도 약물을 넣어 임신을 중단시키려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텍사스주 휴스턴 변호사인 메이스 헤링(38)은 이달 초 임신부 폭행 등 2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헤링이 폭행한 임신부는 그의 아내였고, 법원 기록에 나와 있는 그의 또 다른 혐의는 낙태 유도다.
앞서 헤링은 11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오다가 지난 2월 아내와 헤어지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한 뒤 집을 떠났다. 슬하에는 6세와 2세 등 두 자녀를 두고 있었다.
이후 두 사람은 부부 상담을 받아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는 임신 사실을 알게 돼 헤링에게 알렸다. 그러나 헤링의 반응은 부정적이었고, 아이를 원치 않는다는 것을 문자메시지로 여러 번 표현했다.
상담가는 두 자녀와 함께 봄방학을 보내며 일시적으로 화해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헤링은 이때부터 아내의 낙태를 계획했다.
먼저 헤링은 올해 3월 중순부터 아내에게 수분 공급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물을 권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헤링이 아침 식사와 함께 건넨 물을 아무 의심 없이 마셨다가 경련을 일으켰고, 심한 출혈이 이어져 응급실로 이송됐다.
당시 헤링이 건넨 물은 뿌연 색이었다. 그는 이에 대해 "컵이나 수도관이 더럽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주일 후, 헤링은 또다시 아내에게 4잔의 음료를 더 줬다. 헤링을 의심하던 아내는 음료를 모두 마시지 않고 증거로 보관했다. 아내는 "세 개의 음료 안에는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오렌지주스였는데 개봉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아내는 헤링이 음료에 낙태약을 넣었을 것이라고 확신, 한 달여 뒤 그의 범행 현장을 잡기 위해 지인 두 명을 집으로 초대했다.
이때 헤링은 아내가 두 잔의 음료를 마셨음에도 또 다른 음료를 주려고 했다. 그러나 아내는 음료 속에서 또다시 알 수 없는 무언가를 발견해 마시지 않았다. 지인들도 모두 그 '무언가'를 발견했다고 진술했다.
아내는 헤링이 버리고 떠난 쓰레기더미를 뒤졌고, 그 결과 낙태를 유도하는 약인 미소프로스톨이 들어 있는 약봉지를 발견했다. 그뿐만 아니라, 헤링이 부엌에서 음료를 만들면서 주머니에서 비닐봉지를 꺼내 내용물을 음료에 넣는 것도 목격했다.
이 모습을 모두 촬영한 아내는 다음 날 바로 경찰에 모든 사실을 신고했다. 경찰은 아내가 제출한 음료 6개의 샘플(표본)을 검사했고, 그 결과 최소 2개의 음료에서 미소프로스톨 양성 반응이 나왔다.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 앤서니 오소는 "헤링의 행동은 계획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아기는 조산으로 태어났지만 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헤링 측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텍사스주는 미국에서 가장 제한적인 낙태 금지법을 갖고 있다. 강간·근친상간의 경우에도 예외 없이 낙태 금지가 적용되며, 임산부의 생명이 심각한 위험에 처한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한다.
특히 낙태 시술을 중범죄로 규정한다.
지난 5월 체포돼 3만 달러(약 4000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그는 오는 12월2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유죄 판결을 받으면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1만 달러의 벌금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