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여사, 영부인 모임서 혼자만 빠졌던 뜻밖의 이유

입력 2022.11.14 06:56수정 2022.11.14 13:37
김건희여사, 영부인 모임서 혼자만 빠졌던 뜻밖의 이유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선천성 심장질환 환아의 집을 찾은 김건희 여사의 모습, 야권에서는 이 모습이 1992년 소말리아 바이도아 유니세프 급식센터를 찾은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오른쪽)이 영양실조 어린이를 안고 있는 사진 속 모습과 흡사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아의 집을 방문한 일정을 두고 온라인을 비롯해 야권 인사들의 비판 여론이 거세다. 특히 온라인 일각에선 환아를 안은 김 여사의 모습이 세계적 영화배우이자 자선사업가인 오드리 헵번을 따라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면 여권에서는 국내 연예인들도 해외 봉사활동에서 비슷한 구도로 사진을 찍었다며 반박하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살 소년의 집을 방문했다.

이 소년은 전날 김 여사가 방문한 헤브론의료원에서 2018년 심장 수술을 받은 환자로 김 여사가 헤브론의료원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하려고 했지만 최근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어서 오지 못했다. 헤브론의료원은 2007년 김우정 원장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프놈펜 외곽의 작은 가정집을 리모델링해 무료진료소를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헤브론은 히브리어로 '친구들의 마을'이란 뜻이다. 현재는 100여 명의 직원과 함께 12개의 진료과와 심장·안과 전문센터를 운영하며 매년 6만여명의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김건희여사, 영부인 모임서 혼자만 빠졌던 뜻밖의 이유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14세 아동의 집을 찾아 아이를 안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아동의 어머니는 “12명의 자녀 중 가난으로 4명의 자녀를 잃었다"며 아들의 건강 회복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다. 김 여사는 아이에게 “잘 이겨낼 수 있지? 건강해져서 한국에서 만나자"며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고, 가족들에게 “반드시 희망은 있다. 어떠한 경우에도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야 한다"고 위로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13/뉴스1 /사진=뉴스1화상
이 사연을 접한 김 여사는 예정된 정상 배우자 일정을 취소하고 소년의 집을 직접 방문했다. 이후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두 팔로 소년을 안은 채 건강 상태를 살피는 모습 등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야권 성향 네티즌을 중심으로 한 사진에서 김 여사가 소년을 안고 어딘가를 응시하는 모습이 과거 소말리아 바이도아 유니세프 급식센터를 찾은 오드리 헵번이 영양실조 어린이를 안고 있는 사진 속 모습과 흡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주장과 함께 김 여사가 정상 배우자 공식 일정을 취소한 데 대한 야권 인사들의 비판도 이어졌다.

야권 성향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각국 정상 배우자들은 회의 주최 국가의 의사를 존중해 앙코르와트를 단체로 방문했는데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만 혼자서 심장병 앓는 아이를 만나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를 했다"며 "캄보디아를 위한 것이 아니라 김건희 자신의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한 행보"라고 비판했다.

김진애 전 의원은 "대통령 배우자가 공식 일정을 거부한 게 외교 현장에서 가당하냐. 무슨 사진을 이렇게 많이 뿌리냐. 영부인은 공적 신분이지 셀럽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따라 하고 싶으면 옷차림이나 포즈가 아니라 그들의 마음과 희생을 따라하라"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장식품처럼 활용하는 사악함부터 버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여권에서는 국내 연예인들도 해외 봉사활동에서 비슷한 구도로 사진을 찍었다는 반박이 나왔다.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출신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해도 너무한다"며 "왜 사진을 많이 뿌리냐며, 혹자는 봉사 활동을 했던 배우 오드리 헵번의 이미지로 연출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한 뒤 "국제구호단체의 친선 대사를 지냈던 김혜자씨나 정애리씨도 같은 구도의 사진이 여러 장 나와 있으니 참조하시라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김 평론가는 "생활이나 의료 환경 면에서 비교적 취약한 곳에 있는 어린이들은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발육도 여의치 않아 방문하게 되면 당연히 껴안는 자세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인데 이마저도 비판의 소재로 삼거나 혹은 비아냥의 대상으로 할 요량이면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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