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당뇨병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당뇨병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린다. 당뇨병은 초기 큰 증상이 없지만, 당뇨병에 걸린 줄 모르고 평소대로 식습관을 이어가다 심한 경우 심장마비가 발생하거나 실명까지 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용호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세계 당뇨병의 날'을 하루 앞둔 13일 "최근에는 당뇨병 발병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당뇨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수면 시간 확보와 꾸준한 유산소·근력 운동, 균형 잡힌 식생활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인슐린 정상 기능 못 해 발생…혈중 당 수치로 진단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 발간한 '2021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356만2000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334만6000명보다 6.5% 늘어난 수치다.
당뇨병이란 인슐린의 분비나 작용에 이상이 생겨 혈액 속 포도당의 수치가 높아져 생기는 질환이다. 췌장에서 분비돼 혈당을 낮추는 단백질성 호르몬인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못 하는 경우 발생한다.
이로 인해 당 수치가 높아지면 소변에 당이 섞여 나와 당뇨병이라고 부른다. 고혈당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체내 곳곳에 합병증이 진행될 수 있고, 심한 경우 세포 내 에너지 부족으로 몸이 야위기도 한다.
당뇨병 발병 연령층은 다양하다. 선천적으로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낮아 발생하는 '1형 당뇨병'은 소아와 젊은 성인에서 주로 발생한다. 고칼로리 음식의 습관적 섭취, 과체중, 비만 등 부적절한 식생활 습관으로 발생하는 '2형 당뇨병'은 성인병이다.
당뇨병은 초기에 큰 증상이 없다. 물론 혈당이 매우 높은 경우 물을 많이 마시거나 소변을 자주 보게 되며 체중이 감소하는 등 대표적인 증상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증상들로 당뇨병을 유추하기는 어렵다. 당뇨병인 줄 모르고 방치하다간, 혈관이 막혀 뇌졸중이 올 수도 있고 심하게는 심장마비나 실명이 발생하기도 한다.
따라서 당뇨병이 의심되면 당화혈색소 검사와 지질검사, 심전도검사, 소변 알부민 검사를 통해 혈당치, 지질 수치, 단백뇨 유무 등을 확인해야 한다. 또 망막검사와 신경 및 발 검사를 받아 합병증이 있는지도 검사해야 한다.
당뇨병은 혈중 당 수치로 진단을 내린다. 공복시 혈당 126㎎/㎗ 이상, 포도당액 섭취 2시간 후 혈당 200㎎/㎗ 이상, 혹은 지난 3달간의 평균 혈당 수치를 반영해 주는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이 기준에 미치지 않더라도 공복 혈당이 100㎎/㎗ 이상이거나 식후 혈당이 140~199㎎/㎗ 또는 당화혈색소가 5.7~6.4%인 경우, 당뇨병 전 단계로 진단하며 당뇨병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양질의 수면에 근력 운동·식습관으로 관리
먼저 적절한 수면은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을 낮춘다. 수면하는 동안 자율신경계가 호흡, 혈압, 체온 등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를 조절한다.
수면 시간이 너무 적거나 많아도 안 된다. 수면 시간이 적으면 자율신경계 기능이 저하돼 혈압이 오르고 호흡이 부족해진다. 또 수면 시간이 길면 얕은 잠을 자게 돼 면역력 증진 등 생리 기능이 낮아진다.
이 교수는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잠자는 환경을 어둡고 조용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당뇨병 환자는 단백질을 합성해 손실을 막아주는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거나 정상인과 비교해 작용 기능이 저하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 당뇨병 환자는 근 손실이 생기며 근력이 떨어져 혈당 조절 기능이 저하된다.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연구에 따르면 허벅지 둘레가 1㎝ 줄 때 당뇨병 발병 위험성이 남자는 8.3%, 여자는 9.6%씩 증가했다. 연구팀은 남자의 경우 허벅지 둘레 60㎝, 여자는 57㎝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당뇨병이 있다면 근력 운동의 비중을 늘리고,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균형 잡힌 식생활도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 조절이 잘 되는 경우에 한해서 소량의 음주가 허용되지만, 당뇨병뿐만 아니라 각종 합병증을 악화시킬 수 있어 되도록 술을 마시지 않도록 권고한다.
탄산음료, 과당이 높은 과일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갈증을 느낀다면 생수를 마시고, 탄산음료 보다는 스포츠 음료를 섭취해 혈당 상승을 방지해야 한다.
이 교수는 "특히 식사하게 되면 인슐린 분비가 늘어 혈당이 높아지기에 식사 직후 과일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