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로 만들어 팔겠다며 '140억' 국보급 명화 불태운 사업가의 근황

입력 2022.11.10 16:56수정 2022.11.11 10:02
NFT로 만들어 팔겠다며 '140억' 국보급 명화 불태운 사업가의 근황
지난 7월 마이애미의 백만장자 사업가 마틴 모바락(57)은 NFT 사업을 위해 멕시코의 국보로 여겨지는 명화에 불을 붙였다. (트위터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몇 달 전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만들어 팔겠다며 멕시코의 국보급 명화를 불태워 논란을 일으켰던 사업가의 처참한 수익이 공개됐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7월 프리다 칼로의 1944년작 '불길한 유령들(Fantasmones Siniestros)'을 소각하는 퍼포먼스(설정극)를 선보이며 1만개의 NFT 판매를 목표로 했던 마틴 모바락(57)은 지금까지 고작 4개의 NFT를 판매했다.

블록체인 기술 업체 '프리다.NFT'의 창업자 겸 CEO인 마틴 모바락은 지난 7월 30일 자신의 저택에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1000만 달러(약 140억원) 가치의 멕시코 국보급 명화에 불을 붙였다.

7월 행사 참석자들은 이더리움 암호화폐로 NFT를 구매하기로 선택하면 독점 구매와 수익의 30%가 자선사업에 사용될 것이라는 보증을 받았다.

작품을 태운 후 모바락의 회사는 작품을 1만개의 NFT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더스캔에 따르면 모바락이 개인적으로 개당 1000만 달러의 가치를 주장했던 NFT는 고작 4개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심지어 1만1200달러(약 1550만원) 이하의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됐다.

이는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NFT 시장도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NFT 시장은 최근 거래량이 고점 대비 96% 폭락했다.

모바락은 시장의 냉대에 더해 멕시코 당국의 조사를 받는 불행도 떠안았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9월 성명을 통해 "예술 기념물을 고의로 파괴하는 것은 연방법상 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검찰은 모바락의 행위가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모바락은 인터뷰에서 소각 퍼포먼스에 대해 "관심을 끌기 위해 뭔가 과감한 일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불태운 그림이 진품이 맞다고 주장하면서도 소각 전 변호사와 상의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편 NFT를 위해 예술 작품을 파괴한 것은 모바락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뱅크시의 판화 작품 '멍청이들(Morons)'은 불에 태워진 후 NFT로 옮겨져 원본의 4배 가격인 38만달러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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