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뉴스1) 양희문 이상휼 기자 = 지난해 경기 남양주시 한 야산에서 50대 여성을 기습해 숨지게 한 이른바 ‘남양주 살인견’의 실질적 견주로 지목된 60대 남성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정혜원)은 10일 업무상과실치사, 증거인멸교사, 수의사법위반, 폐기물관리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견주 A씨(69)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A씨의 지시를 받고 차량 블랙박스 등을 삭제한 혐의(증거인멸)로 불구속 기소된 축산업자 B씨(74)에겐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개가 아니라가 주장하지만 사고견(살인개)의 생김새나 특징을 봤을 때 피고인이 입양한 개와 상당히 유사하다. 피고인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이후 지인과의 통화에서 ‘죽어서 묻었다고 할까. 잃어버렸다고 할까’ 등을 논의한 점을 비춰볼 때 사고견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에게 사고견을 포함한 수십 마리의 개를 분양해줬다는 B씨의 진술도 신빙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실이긴 하지만 피고인이 보여준 태도는 잘못을 덮는 걸 넘어 증거를 없애는 수준까지 갔다. 죄질이 좋지 않고, 유족의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5월22일 오후 3시19분께 남양주시 진건읍 사능리 야산에서 '사모예드와 풍산개' 믹스로 추정되는 개가 산책하던 50대 여성을 습격해 숨지게 한 사건 관련 안전조치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발생 후 A씨는 살인견을 자신에게 넘겨준 바 있는 B씨에게 전화해 "개농장 모습이 담긴 화물차의 블랙박스를 없애라"고 지시하는 등 사고견 사육 사실을 숨기기 위해 증거인멸을 교사하기도 했다.
또 축산업자 B씨로부터 제공받은 개 50여마리를 불법사육한 뒤 시청 허가 없이 개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로 제공하고, 수의사가 아님에도 항생제를 함부로 주사한 혐의도 적용됐다.
A씨는 “사고견은 모르는 개다. 내가 입양한 개가 아니다”며 무죄를 주장해왔지만,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도 4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