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5년 상대 생존율이 13.9%로 예후가 좋지 않다.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췌장암 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이 그 정도로 낮단 의미다. 췌장암 생존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는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혈당과 체중만 주기적으로 확인해도 최대 3년 일찍 췌장암을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서레이 대학 아그네츠카 레만스카 교수 연구팀은 최근 ‘PLOS ONE’ 학술지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췌장암 초기 단계 증상을 확인하기 위해 2007~2020년 췌장암을 진단받은 환자 8777명의 진단 전 5년간 건강 데이터 변화를 대조군 3만4979명의 자료와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췌장암 환자는 진단받기 2년 전부터 체중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고, 3년 전부터 혈당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 환자는 진단받기 2년 전부터 살이 빠지기 시작해,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 지수(BMI)가 진단 당시 또래 평균보다 3 정도 낮았다. 당화혈색소(HbA1c) 상승은 진단 3년 전부터 차이가 확인됐다. 당화혈색소는 포도당과 결합한 혈색소로, 2~3개월 정도의 평균 혈당 상태를 확인하는 지표다.
체중 감소는 당뇨병을 앓지 않은 사람보다 당뇨병 환자에게서 나타날 때 췌장암 발병 위험이 더 높았고, 고혈당은 당뇨병을 앓지않던 사람에게 나타났을 때 췌장암 발병 신호일 가능성이 컸다.
공동 저자인 알리 스턴트 교수는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생산하는데, 췌장암 초기에 장기가 손상되면서 인슐린이 충분히 분비되지 못해 혈당이 오르게 된다”며 “암이 생기면 암 종양이 우리 몸에서 만든 에너지를 소모해, 평소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면서 예상치 못한 체중 감소로도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레만스카 교수는 “췌장암 진단을 받기 몇 년 전에 환자의 체중 감소와 혈당 증가가 명확하게 감지됐다”며 “BMI와 당화혈색소는 쉽게 수집되는 간단한 검사 결과이므로, 정기적으로 확인해보는 게 췌장암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