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8일 지구 그림자에 달이 완전히 가려진 ‘개기월식’과 달이 천왕성을 다시 가려버리는 ‘천왕성 엄폐’가 함께 나타난 우주쇼가 펼쳐지자, 이를 지켜본 시민들의 인증 사진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개기월식은 지난해 5월26일 이후 약 1년 반만이다. 이번 월식은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부분적으로 가려지는 부분식부터 관측할 수 있었다.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장 깊게 들어가는 ‘최대식’ 시각은 오후 7시 59분쯤이었는데, 이때 달의 고도가 약 29도로 동쪽에 시야가 트여 있는 곳에서 맨눈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
달과 같이 가까이 있는 천체의 뒷면에 멀리 있는 천체가 위치해 가려지는 현상을 ‘엄폐’라고 부른다. 천왕성 엄폐는 8시 23분부터 시작돼 9시 26분까지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개기월식 과정은 맨눈으로도 충분히 관측할 수 있었지만, 천왕성 엄폐 현상은 쌍안경·망원경 등을 이용해야만 볼 수 있었다.
두 천문현상이 겹치는 특별한 우주쇼가 펼쳐지자 각종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민들이 직접 촬영한 사진이 잇따라 올라왔다. 대부분이 붉은 색을 띠는 ‘블러드문’(blood moon)이 선명하게 포착된 사진이었다.
이날 달이 붉게 보인 이유는 빛의 굴절 현상 때문이다. 지구 그림자가 달을 가려도 햇빛이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굴절돼 일부가 달을 비추는데, 이때 파장이 짧은 푸른 빛은 흩어지고 파장이 긴 붉은 빛이 달에 도달해 붉게 보인다.
이를 목격한 네티즌들은 “하늘에 웬 홍시가” “달이 오렌지 같아 보였다” “달의 일몰을 보는 느낌이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으로 개기월식은 2025년 9월 8일, 천왕성 엄폐는 2068년 2월 27일에 각각 우리 하늘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다만 오늘처럼 두 천문 현상이 겹치는 경우는 향후 200년간 한국에서 볼 수 없을 예정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