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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범죄 피해자 도우려고 기부한 검사의 정체

입력 2022.11.06 06:00  수정 2022.11.06 06:45
범죄 피해자 도우려고 기부한 검사의 정체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 정거장 검사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범죄 피해자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이면 좋겠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 정거장(36·변시 2회) 검사가 책을 써 받은 인세를 기부했다. 검사 5년차, 일에 지친 상태에서도 '뚝검' 이라는 닉네임으로 글을 써 지난 2월 '슬기로운 검사생활'이라는 책을 낸 뒤 정산받은 돈이다.

6일 뉴스1과 만난 정 검사는 "범죄 피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기부 동기를 밝혔다.

'슬기로운 검사생활'은 정 검사가 맡은 사건을 각색해 정리한 책이다. 검사로서 피해자와 피의자를 바라보는 시각과 피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을 녹였다.

"금액이 작아 부끄럽다"며 조심스럽게 말을 시작한 정 검사는 첫 인세 100여만원에 아내와 함께 100여만원을 보태 서울중앙지검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기부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피해자가 고통에서 벗어나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호·지원하는 비영리민간단체다.

정 검사는 "사실상 그분들(범죄피해자) 이야기를 정리해서 낸 책이니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쓰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책을 쓴 배경에는 '진주 안인득 방화 살인사건'도 있다. 2019년 전국민을 분노케한 이 사건의 주임검사가 바로 정 검사였다.

정 검사는 당시 진주지청장으로부터 "개인 감정으로 사건을 대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안인득에게도 유리한 증거를 모아야 하는 검사의 의무와 피해자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 사이에서 무력감이 컸다고 털어놓았다.

정 검사는 "사건을 잘 처리하는 것이 저의 일이지만 그것만으로 피해자의 고통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며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돕진 못하겠지만 작은 도움이라도 주자는 마음에 기부했다"고 말했다.

책을 펴낸 데엔 아내의 도움이 컸다.
책의 첫 독자인 아내가 본문은 물론 책날개(작가 소개)까지 검수했기 때문에 사실상 합작품이라고 정 검사는 말한다. 아내는 안인득 사건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에 관여한 변호사이기도 하다.

정 검사는 "추후 받을 추가 인세도 사회적 약자, 범죄 피해자를 돕는 일에 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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