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이 정도였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올린 피멍 사진과 후기

입력 2022.11.01 08:00수정 2022.11.01 15:29
"압박 이 정도였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올린 피멍 사진과 후기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쳐
[파이낸셜뉴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다가 구조된 생존자가 양쪽 다리 전체가 멍이 든 사진을 공개하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10월 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 "저는 구조돼 살아있기는 하지만, 같이 끼어있다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아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다"며 "끼어있을 당시 압박감이 어느 정도 강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제 다리 사진만 올려보겠다"라고 적고 자신의 다리를 찍은 사진 3장을 첨부했다.

성인 남성으로 보이는 A씨의 양쪽 다리는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전체에 피멍이 심하게 든 모습이었다. 특히 허벅지 안쪽은 가장 압박이 심했던 듯 전면이 보라색 멍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빨리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입을 모아 조언했다. 근육 괴사나 장기 손상 등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다른 이들도 "몸도 몸이지만 멘탈 관리 잘하시라. 필요하면 심리상담도 추천드린다", "몸도 마음도 회복하시길 바란다" 는 등 위로를 건넸다.

이에 A씨는 댓글로 "넘어지지 않아서 밟힌 것이 없고 서서 오로지 앞과 뒤, 양옆 압박 힘으로만 이런 것"이라며 "경찰 및 구조대분들 정말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고 힘들지만 노력하는 모습 내 눈으로 똑똑히 봤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답했다.

A씨는 이후 추가 글을 올려 "병원에 갈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힘이 되어주셔서 지금 막 응급실 가서 검사받고 왔다"며 "현재 큰 이상은 없다고 들었다. 앞으로 외래진료를 받으면 된다고 한다. 걱정 많이 해주시고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저도 제가 그날 이태원을 가서 이런 일을 당한 거 잘 알고 있다. 모든 게 다 제 탓"이라며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단지 그날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이어 "앞으로 감사하며 정말 착하게 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학 전문가들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던 이들은 귀가했더라도 추가 진료를 받길 권고하고 있다. 압박으로 인한 골절 등 각종 외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체적 이상이 없더라도 외상 후 증후군(PTSD)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도 조언하고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압박 이 정도였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올린 피멍 사진과 후기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원효로 다목적 체육관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유실물센터에 유실물들이 놓여 있다. 유실물센터는 이날 밤부터 오는 11월 6일까지 운영된다. 2022.10.31/뉴스1 /사진=뉴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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