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보겠다며 스페인에서 카타르까지 도보여행을 나선 스페인 축구팬이 이란에 억류됐다.
AFP는 28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1월 카타르를 향해 도보 종단길에 나섰던 올해 41세의 산티아고 산체스 코헤도르라는 스페인 남성이 이란으로 간다는 소셜미디어 글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고 보도했다.
그의 가족들은 스페인 외교부에서 그가 이란에 억류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코헤도르는 11월 2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경기 개막전을 보기 위해 지난 1월 도보 여행길에 나섰고, 이달 초 연락이 두절됐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도하는 7000km가 넘는다. 직항 여객기를 타도 6시간 45분이 걸린다고 AFP는 전했다.
코헤도르는 그러나 이달 1일 이라크 북쪽에서 이란으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셜미디어 글을 끝으로 소식이 없다.
그는 자신의 여정을 그동안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코헤도르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린 뒤 가족에게 카타르로 향하는 배를 타러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구로 간다는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그러나 이후 한 달 가까이 연락이 없었고, 이에따라 가족들이 스페인 경찰과 외교부에 실종 신고를 했다.
코헤도르의 어머니는 스페인 방송과 인터뷰에서 외교부가 아들이 현재 이란에 억류돼 있으며 건강에도 이상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이란 주재 스페인 대사가 코헤도르 면회가 가능하도록 요청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드컵을 보겠다며 카타르를 향한 대장정에 올랐던 코헤도르가 이란에 억류된 사실은 확인됐지만 그가 왜 붙잡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가 이란 시위에 연루돼 체포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란에서는 현재 한 여성이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인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뒤 권위주의 정권에 항의하는 시위가 40일 넘게 계속되고 있다.
22세의 마흐사 아미니가 지난달 체포됐다가 의문사 하면서 전국적으로 여성, 남성 가릴 것 없이 대규모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란 당국에 따르면 시위 진압 과정에서 시위에 참가한 외국인을 다수 체포했다. 이 안에 코헤도르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